사고대차 렌트비 과다 청구 의혹… 롯데렌터카 수사 착수

      2020.08.12 18:24   수정 : 2020.08.13 00:45기사원문


교통사고 후 수리기간 동안 차량을 빌리는 사고대차 과정에서 고의로 상대방 보험사에 금액을 과도하게 청구한 의혹을 받는 롯데렌탈(롯데렌터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롯데렌탈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녹취록엔 "상대방 보험사에만 부담"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롯데렌탈 S지점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혐의는 사기이다.

피해자 A씨는 올해 2월 10일 오후 4시20분께 구로구에서 B씨가 몰던 닛산 맥시마(3500cc급) 차량과 접촉사고를 냈다.
이후 A씨의 과실비율 8, B씨 과실 2로 합의한 뒤 측면 문짝 부분이 파손된 B씨 차량은 수리에 들어갔다. B씨 차량 수리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그 기간 동안 보험사를 통해 사고대차로 차량을 렌트했다.

문제는 A씨에게 청구된 렌트비가 부적절하게 책정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고발장엔 총 25일 22시간 동안 빌린 차량 렌트비가 978만6300원에 달하며, 이중 과실비율에 따라 80%인 782만9040원이 A씨 측 부담금으로 책정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면 롯데렌탈은 A씨 보험사와의 약정으로 추가할인이 적용된 400만원대 렌탈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씨는 롯데렌탈 담당자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과실이 50%가 생겨도 (임차인에게 렌트비로) 청구되는 건 하나도 없다" "원래는 (과실비율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게 맞지만 부담 없이 해 드린다" "저희가 보험사에 청구한 금액의 10% 정도는 현금으로 드릴 수 있다" "(B씨가) 내야 할 비용이 200만원 정도 됐는데 부담을 안 시키고 상대방 보험사에만 (비용부담을) 시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업계 만연한 문제'vs"있을수 없다"
사고대차 시 렌트카 업체가 가해 보험사에 렌트비를 과다 청구하는 사례가 만연하다는 소문이 일던 상황에서 해당 사건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내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업체 및 이득을 본 개인은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형법상 사기죄는 물론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 입법된 보험사기방지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다. 상습범의 경우 형이 절반까지 가중된다.

이에 대해 롯데렌탈 측은 '있을 수 없는 영업방식'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보험사와 저희(렌트카 업체) 간에 배기량별 요금 청구서 기준이 있다"며 "(B씨에게) G90을 준 건 맞지만 G90에 대한 대여료를 받는 게 아니고, 맥시마급 CC에 맞는 돈을 받도록 (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대차로 차량을 빌리는 경우 빌려주는 차량이 아닌 사고차량을 기준으로 가격이 매겨진다는 뜻이다.

피해자와 롯데렌탈 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진실은 경찰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고발인 조사를 마친 경찰은 조만간 롯데렌탈 S지점 관계자와 B씨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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