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국제관광고 "강의실에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꿈의 교실"
2020.08.13 16:47
수정 : 2020.08.13 17:18기사원문
12일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의 본관격인 사랑관 건물 안으로 첫발을 들어놓는 순간 입에서 ‘야!’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요즘 학생들은 이런 곳에서 공부하구나. 학교가 이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 한마디로 표현하면 시설과 환경이 호텔급 수준이었다. 부럽다는 생각보다는 나도 이런 곳에서 공부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앞섰다.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인 동구 배다리와 인천세무서 사이에 위치한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직업계교 재구조화 사업과 인천시교육청의 학교공간혁신사업·혁신지원사업을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과개편, 실험·실습실 현대화, 공간혁신 등 직업계교의 체질을 개선하고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학습과 놀이 및 휴식 등 균형 잡힌 삶의 공간으로써의 학교를 만드는 사업이다.
쉽게 풀이하면 일제 강점기 때부터 이어져온 천편일률적인 딱딱한 교육에서 탈피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실시하는 실습 위주의 창의적인 교육을 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는 1892년 설립됐으며 이화학당, 배재학당과 견줄 수 있는 127년의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여자 특성화 고등학교다. 호텔경영과, 관광외국어과, 외식조리과 등 3개과가 있다.
학교 시설 중 제일 돋보이는 것은 학생들의 감성을 고려한 색감과 디자인, 잘 갖춰진 실습실이다. 새로 리모델링 해서 좋은게 아니라 구석구석, 조그만 곳에도 학생을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강의실은 학생들이 배우면서 그 자리에서 실습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물론 일반 고등학교처럼 칠판과 책상·의자로 꾸며진 교실도 있다.
실습실은 호텔식음료서비스실무실, 카지노실, 호텔객실서비스실무실, 바리스타실, 한식·서양·일식·중식조리실, 제과실, 제빵실, 관광영어실, 여행서비스실무실, 음악실, 미술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다못해 복도에 있는 휴식공간조차도 세심하게 소녀들의 감성을 맞도록 꾸몄다.
식음료서비스실무실의 경우 수백여종의 음료와 술, 다양한 컵 등이 갖춰져 있으며 카지노실은 룰렛, 트럼프 등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 진로존, 진로상담실, 취업지원센터, We클래스상담실, 학생안전부실, 학생자치실, 담소커뮤니티 공간 등 미래학교 혁신공간이 설치돼 있다.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는 시설 설치뿐 아니라 교육과정 운영도 혁신적이다. 정규 교육과정에 ‘재미’ 요소를 가미해 학생들이 학업에 자발적인 의지와 행동을 갖고 참여하도록 했다.
관광과 조리계열의 교과 내용이 타 교과에 비해 재미 요소가 월등히 포함되어 있고, 외국어 교육과 국제교류 프로그램에도 재미 요소가 결합돼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갖고 접근하도록 했다.
이 같은 혁신적인 교실과 실습실이 나오게 된데는 건축전문가들의 노력이 있었다. 건축전문가들이 4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직접 수업에 참여해 학생들과 사용자의 요구를 받영해 설계했다.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미래교실 및 공간혁신 사업에는 직업계교 재구조화사업 12억원 등 총 14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와 올해 169억원을 투입해 학교 97곳에 공간혁신·미래교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직업계고 15개교에 20개 학과를 개편하고 내년까지 학교 4곳의 교명을 시대 변화에 맞게 변경한다.
이현준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교장은 “그 동안 학생과 선생님들의 혁신공간에 대한 요구가 있었지만 시설이 못 받쳐줬다. 재구조화사업과 공간혁신사업으로 학교가 변하니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감사마음을 갖게 되고 학업에 임하는 태도도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학교가 공부만 하는 공간이기 보다는 삶의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 이와 병행해 민주시민 교육을 실시해 민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