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니꺼냐" 쏟아지는 폭우에도 보수단체 집회 수만명 운집

      2020.08.15 17:54   수정 : 2020.08.16 1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로 집회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일부 보수단체들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들과 잠시 충돌하기도 했다.

광화문 인근 태극기·성조기든 인파로 가득
이날 오후 1시를 넘어서면서 서울 도심에는 폭우가 쏟아내렸지만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를 중심으로 한 보수단체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문재인 퇴진 8.15 국민대회'를 시작했다.

광화문역 6번 출구부터 코리아나호텔 앞까지 약 200m 거리의 인도와 2개 차로는 인파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우비를 입고 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문재인을 파면한다', '나라가 니꺼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시민들은 쏟아내리는 비에도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고 외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당초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집회신고를 낸 이 장소는 집회 신고인원이 100명이었지만,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와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주최하는 2만명 규모의 집회가 사실상 취소되면서 이날 현장에는 이보다 훨씬 수만명에 달하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 과정에서 경복궁 방향에서 동화면세점으로 이동하던 일부 집회 참석자들과 횡단보도를 통해 길을 건너라는 경찰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집회에 참가해 "교회 내 코로나19 발생은 외부 테러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전 목사는 "(현 정부가)오늘도 저를 이 자리에 못나오게 하려고 중국 우한바이러스(코로나19)를 우리 교회에 테러했다"며 "바이러스가 점진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 행사를 앞두고 우리 교회에 바이러스를 갖다 부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투본 등 보수단체들 집회도 진행
이날 다른 보수단체들도 그대로 집회를 진행했다.

민경욱 전 의원이 이끄는 4·15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국투본)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40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고 오후 5시쯤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을 벌였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나라지킴이고교연합 등 보수단체가 고(故) 백선엽 장군 추모식과 분향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참가자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벗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오후 3시쯤부터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에서 1000여명 규모의 8·15 노동자대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보신각 인근에서 기자회견으로 대체했다.
이들은 "한미워킹그룹 해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남북합의이행" 등을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과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불법집회를 강행한 집회 주최자들에 대해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오늘 대규모 불법집회를 강행해 도심 도로를 점거, 수시간 동안 국민불편을 초래한 집회 주최자들에 대해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TF팀장으로 하는 29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 신속히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세종로사거리, 광화문광장 불법점거 등 장시간 불법집회를 진행한 이들 단체에 대해 집시법위반, 일반교통방해, 감염병예방법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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