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오영훈 의원 "원희룡, '3·1 기미독립정신' 정면배치"
2020.08.17 18:57
수정 : 2020.08.17 19: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원희룡 제주지사를 향해 "3·1 기미독립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질타했다.
오 의원은 제주4·3사건 특별법 등을 발의하며 여권의 '역사 바로세우기'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지난 15일 원 지사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친일청산 기념사'을 비판하며 "태어나 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거기에서 일본 식민지 신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경로를 살았던 많은 사람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오 의원은 SNS를 통해 "원 지사가 쓴 '신민'이라는 표현은 군주국에서 왕이나 군주를 제외한 신하와 백성을 이르는 말"이라며 "일본은 우리민족을 대상으로 황국신민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이는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의 자유민임을 선언'한 3.1 기미독립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가 사용한 '일본 식민지 신민'이라는 표현이 일제의 국권강탈과 식민지배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단 지적이다.
이날 오 의원은 원 지사의 '친일청산 기념사'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김원웅 광복회장 기념사는 친일 반민족 인사들이 과거에 대한 반성과 처벌 없이 사회적 지도층 인사로 추앙받거나 국가유공자로 선정돼 추모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원 지사가 "친일 반민족 인사들을 평범한 일반 국민들로 치환했다"고 지적하며 "개인적 출세만을 꿈꾸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자기합리화를 위한 표현은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김원웅 광복회장 기념사의 요지는 먹고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일반 사람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니다"라며 "개인의 영달만을 위해 독립군을 때려잡던 간도특설대 장교 출신들이 대한민국 국군 창군원로로 대접받고, 국립현충원의 높은 자리에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탄이며 울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똑똑한 머리로 민족 대의에 복무하기보다는 개인의 영달과 출세만을 위해 일제에 빌붙어 민족을 핍박했던 반민족 행위에 대한 처벌과 응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의원은 제주도청 총무과장이 '4·3배지를 떼고 8·15 기념식에 참석하자'고 제안했던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원 지사에게 분명하게 묻고 싶다. '4·3추모배지'를 떼고 가자고 한 것이 진정으로 총무과장 개인적 생각이었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김원웅 광복회장의 '친일청산 기념사' 중 '제주4·3항쟁, 4·19혁명, 부마항쟁, 광주5·18항쟁, 6월항쟁, 촛불혁명은 친일 반민족 권력에 맞선 국민의 저항이었다. 이들 항쟁은 일제 강점에 맞섰던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으며 "이러한 부분이 거슬려 (원 지사) 본인이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고 질타했다.
앞서 원 지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친일파의 국립묘지 파묘를 주장하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친일청산 기념사'에 대해 "우리 국민 대다수와 제주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광복절 경축식에 모든 계획과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오 의원은 "친일을 옹호하는 듯한 역사관을 보여준 원 지사의 행동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제주 광복절 기념행사장에서 광복회장의 축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국경일 행사에 대한 지원 검토를 운운하는게 단체장의 올바른 처신인지 숙고해주길 바란다"고 즉각 응수한 바 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