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쏘임 사고 5년 간 7만건 "밝은 옷 입고, 벌집 건드리면 20m 이상 벗어나야"
2020.08.20 12:00
수정 : 2020.08.20 12:52기사원문
최근 5년 간 벌 쏘임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인원 7만여명 중 55.8%가 8~9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벌이 공격하면 엎드리지말고 최대한 멀리 도망쳐야 한다. 밝은색 옷과 모자를 착용면 벌 쏘임 예방에 도움이 된다.
행정안전부는 20일 장마가 끝나고 기온이 높아지면서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벌 쏘임 사고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5년간 벌 쏘임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6만9890명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5.8%가 8월(27.6%, 1만9289명)과 9월(28.2%, 1만9681명)에 발생했다.
2017년 12명, 2018년 10명, 2019년 9명이 벌에 쏘여 목숨을 잃기도 했다.
50대가 27.5%(1만9247명)로 가장 많았다. 60대 21.2%(1만4838명), 40대 16.9%(1만1810명), 70세 이상 13.2%(9229명) 순이었다.
이 중 50대, 60대 사고의 추이가 증가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변혜우 연구관은 "나이가 들면서 체질도 변하고 벌 독 등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고령자분들은 특히 벌 쏘임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벌 종류는 말벌, 땅벌 등이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은 지붕의 처마 아래 집을 짓는 등 도심에서도 자주 나타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땅속에 집을 짓는 장수말벌과 땅벌 등은 산행이나 벌초 등 야외활동 시 매우 위험하다.
변혜우 연구관은 "말벌은 꿀벌과 달리 침이 일자형으로 피부에 박히지 않고, 독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여러 번 쏠 수 있어 그 위험성이 더욱 높다"고 강조했다.
장수말벌의 공격성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검정색 의상을 입었을 때와 벌을 공격한 후 엎드렸을 때 가장 높은 공격성을 보였다.
벌집을 건드린 후 벌집에서 20m 정도 벗어나면 대부분의 벌들이 집으로 돌아가고한 마리 정도가 따라와서 공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립공원연구원 한태만 연구사는 "장수말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말벌과 땅벌들이 검정 계열의 어두운 색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는 이유는 곰이나 오소리, 담비 등 말벌(땅벌)들의 천적이 검은색 계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처럼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 야외활동을 할 때는 가급적 밝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특히 밝은색 모자를 써서 무엇보다 머리를 보호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섣불리 제거하거나 벌을 자극하지 말고 119나 전문가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흰색이나 노란색 등 밝은 계열의 옷과 모자를 착용하도록 한다.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팔을 휘두르는 등 몸짓을 크게 하지 말고 벌집에서 20m이상 떨어진 곳으로 즉시 대피한다. 이때, 땅에 엎드리거나 웅크리면 더욱 많이 공격받기 쉽다.
벌에 쏘였을 때는 쏘인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 주고 얼음주머니 등으로 차갑게 한 후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김종한 행안부 예방안전정책관은 "긴 장마가 끝나고 벌들의 개체 수가 증가하면서 벌 쏘임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며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밝은색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무엇보다도 벌에 쏘이지 않도록 주변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