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치매 치료제 시장 한국엔 기회… 국가지원 늘려야"

      2020.08.20 18:10   수정 : 2020.08.20 20:43기사원문
정부가 2000억원을 투입하는 연구단체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출범으로 일반 기업에서 하기 힘든 치매 주기의 연구개발, 지원 시스템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국내 제약기업처럼 규모가 작은 기업이 하기에는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이 들어가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가책임제 지속성 위해 예산 더 투자돼야"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20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제12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는 정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에 대한 기대로 패널토론이 시작됐다.

좌장을 맡은 묵인희 서울대의대 교수(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은 "정부의 다양한 지원과 연구자들이 융합 네트워킹으로 지혜를 모으면 그 어렵다고 하는 치매 영역도 극복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면서 "향후 새롭게 출범하는 사업단에 차별화된 지원이 더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정부 측은 최종 통과된 예산액의 규모가 당초보다 다소 작아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 과장은 "지난 2017년 9월 정부가 국가치매책임제를 발표하면서 치매 국가책임제의 지속성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됐었다"면서 "장기간 프로젝트의 성격이라 처음에는 1조원 예산을 신청했지만 탈락하고 2000억원 규모로 축소돼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 과장은 "미진한 부분은 추가로 연구개발(R&D) 사업비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치매 관련 R&D를 추진, 정부 차원에서 법·제도를 지원하는 등 신약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기부는 이번 일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뇌에 관한 3가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정연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기반팀 팀장은 "뇌 연구에 관한 예타 심의가 본사업에 들어가 내년에 예산을 확보한 후 내후년에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뇌 연구에 대한 기초과학 투자와 함께 흩어져 있는 뇌 연구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을 위해 각계 연구진들을 모으는 네트워크 작업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치매 치료제 아직 없어 오히려 기회"

치매 극복 연구개발사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선행 연구사업이 잘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배애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치매DTC융합연구단 단장은 "치매 DTC(소비자 직접의뢰) 검사는 일반적인 유전자 검사가 아닌 진단과 치료 케어 시스템을 같이 개발해야 하는 분야"라면서 "치매의 원인규명, 치료제, 기반기술, 플랫폼기술, 임상연구 등이 선행돼야 하는 동시에 성과 중심보다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패널토론에서는 치매 치료의 방향성도 제시됐다. 조희영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10년 동안의 약물 개발 성공률을 보면 모든 질환을 통틀어 10%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치매의 경우 2013년에 에만틴이 나온 이후에 프라이어리티 리뷰가 있는 메이저 약물이 있지만 (실제 시장에) 나온 약물이 없어 오히려 우리나라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브레인 오가노이드(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를 사용해서 뇌파를 측정하거나 시냅스(신경세포의 신경돌기말단이 다른 신경세포와 접합하는 부위) 등을 통합적으로 연구하면 치매 연구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면서 "여러 장기에 대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작업이 치매 연구에도 적용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정명진 차장(팀장) 강재웅 김은진 한영준 최용준 기자 김나경 조윤진 최서영 김준혁 김태일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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