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 북상에 위험반원 든 한반도.."작년 '링링' 닮아 강풍 주의해야"
2020.08.23 11:59
수정 : 2020.08.23 14:13기사원문
김종석 기상청장은 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8호 태풍 바비 현황 및 브리핑'에 참석해 "제8호 태풍 바비는 22일 9시 현재 타이완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2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4㎞의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90hPa, 강풍반경은 약 240㎞다. 중심 최대 풍속은 시속 86㎞(초속 24m)다.
김 청장은 태풍이 "26일 오후 제주도 서쪽해상을 지나, 밤에는 서해남부해상으로 이동하겠다"며 "27일 오전 서해중부해상까지 북상해 오후 북한 황해도 부근 연안으로 상륙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바비는 한반도로 접근하면서 30℃ 이상 고온의 해수를 통해 수증기를 공급받아 몸집을 불리겠다. 26일 오전 9시 서귀포 남단을 지날 때 바비의 세력이 가장 강력해진다. 이 때 중심기압은 945hPa까지 내려간다. 태풍 강도 '매우 강'에 해당하는 수치다.
바비의 진로는 작년 제13호 태풍 '링링'과 닮았다. 링링은 지난해 9월 우리나라 서해상을 거쳐 평안도에 상륙했다. 당시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바 있다. 바비의 진로도 한반도를 우측에 두고 있어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태풍의 오른쪽은 '위험반원'으로 불린다. 북반구에서 발생한 태풍의 우측 지역은 태풍의 진행방향과 바람 방향이 합성돼 바람이 더 강하게 분다. 한반도를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는 태풍이 남부지방에 더 큰 피해를 입히는 이유다.
바비가 뿌릴 비는 제주와 전라도에 집중되겠다. 제주도,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 이상(제주산지 500㎜ 이상), 전라도 최대 150㎜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그밖에 지역은 30~80㎜ 비가 내리겠다.
바람도 강하다. 제주도, 전라 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시속 144~216㎞(초속 40~60m)가 예상된다. 그 밖의 서쪽지역과 남해안에서도 최대 시속 126㎞(초속 35m)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 서해안에 인접한 충남, 경기 등 수도권도 초속 15m 이상 바람이 분다.
김종석 청장은 "강수량은 제주, 전라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많이 않겠다"면서도 "강한 바람이 예상되니 바람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