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떨어지는 제조업 생산능력, 최악의 고용한파 온다
2020.08.24 14:10
수정 : 2020.08.24 14: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조업의 생산능력 둔화로 국내 고용환경 악화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고용기여도 높은 업종의 생산능력 하락폭이 커,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 경영환경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2017년 103.1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10대 제조업 중 5개 업종의 생산능력이 정체 또는 하락했는데, 이들 업종의 고용 비중이 높아 제조업 생산능력 저하가 국내 고용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2018년 생산액 기준 상위 10대 제조업 중, 2015년 대비 2019년의 생산능력이 1% 이상 향상된 업종은 전자부품(20.1%), 화학(8.0%) 등 5개로 나타났다. 고무·플라스틱(△3.6%), 금속가공(△8.5%) 등 2개 업종은 생산능력이 1% 이상 하락했고, 생산능력이 2015년 수준을 유지한 업종은 기타 기계·장비(0.0%) 등 3개였다.
2018년 기준으로 10대 제조업 중 생산능력이 향상된 업종은 5개로 55.1%를 차지했고, 생산능력이 정체된 업종이 3개(34.1%), 하락한 업종이 2개(10.8%)였다. 같은 기준 10대 제조업의 생산능력 유형별 고용비중을 살펴보면 상승형 39.7%, 정체형 35.2%, 하락형 25.1%로 생산능력이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업종이 국내 고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경연은 "고용인원 기준 제조업 상위 5개 업종 중, 4개 업종의 생산능력이 정체 또는 하락형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고용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지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이들 업종의 일자리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경연이 한국수출입은행의 2018 회계연도 현지법인 업종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대 제조업 중 생산능력지수 하락폭이 가장 컸던 금속가공제품(△8.5%)의 경우, 2015~2018년까지 해외 종업원 수가 1만4898명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고용인원 증가분(1만4957명)과 유사한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들어 생산능력 증가율 둔화로 국내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며, "이런 추세가 장기화 될 경우 국내보다 생산성이 높은 해외로의 제조업 이탈이 가속화 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 실장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관련 규제 개선, 각종 투자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경쟁국 대비 제조업 경영환경의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국내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