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5kg의 3세여아 '먹방', 시진핑 지시·네티즌 비판에 폐쇄
2020.08.25 09:52
수정 : 2020.08.25 10:16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음식낭비 방지 지시 이후 중국에서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35kg의 몸무게를 가진 3세 여자 아동 '먹방'이 네티즌 비판에 결국 폐쇄됐다.
25일 대만 자유시보와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 3세 여아 페이치의 첫 먹방이 공개된 것은 지난 2018년 10월이다.
인터넷에 공유된 동영상을 보면 페이치 엄마는 큰 접시 안의 국수를 페이치가 모두 먹고 난 후에도 계속해서 국수를 추가하면서 섭취를 강요했다.
페이치 엄마가 그녀에게 준 음식은 국수에 그치지 않았다. 햄버거, 프라이드치킨, 콜라, 인스턴트라면 등 고칼로리 음식을 의도적으로 선택해 페이치에게 먹였다고 현지 매체는 설명했다.
페이치 부모가 처음부터 먹방을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페이치가 놀거나 음식을 먹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유했는데, 먹는 것을 칭찬하는 댓글이 잇따르자 본격적인 ‘먹방 영업’을 시작했다. 페이치 동영상의 구독자는 5000명에 불과하지만 동영상 한 편의 조회수는 5만6000여건에 달했다.
네티즌들은 페이치의 부모들이 그녀를 돈줄로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아기 먹방으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어 광고 수입 등을 올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페이치는 2세 6개월일 때 이미 몸무게가 25kg이었고 올해 5월 3세가 되던 때는 30kg까지 늘었다. 부모는 네티즌들의 건강 우려에도 불구, 다시 3개월 만에 35kg까지 페이치의 살을 찌웠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어도 통상 3세 여아의 몸무게는 12.5~14kg 가량이다.
네티즌들이 더욱 분노한 것은 페이치의 걷기 동영상이었다. 페이치가 비만 탓에 매끄럽게 걸을 수 없는데도, 엄마의 웃는 소리가 동영상에서 들려온다. 네티즌들은 이를 보고 “더 많은 트래픽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네티즌들은 페이치의 건강을 걱정하며 더 이상 먹방을 하지말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페이치 엄마는 오히려 네티즌들에게 “보기 싫으면 보지 마라”고 대응했으며 여전히 페이치에게 먹을 것을 강요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아빠가 돈을 벌지 않는다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하지만 이 말의 의미는 분명하다고 현재 매체는 전했다. 아빠가 돈을 벌지 않기 때문에 3세 여아에게 의지했다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페이치 엄마가 올린 영상에 몸무게가 비교적 정상인 다른 한 명의 여아가 더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네티즌들은 이들 두고 두 여아는 자매이며 페이치는 입양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현지 매체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페이치의 어린 시절이 망가졌다”, “사이즈가 없어서 아름다운 꽃무늬 옷을 입을 수 없다”, “다른 사람이 비웃을 것이므로 아이들과 놀지 못할 것”, “유치원에 갈 수 없고 어떤 유치원도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댓글로 페이치 부모를 비판했다.
결국 이를 참지 못한 네티즌들이 대대적인 신고 캠페인을 벌여 당국에 알리면서 페이치 먹방 계정은 폐쇄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