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불린 태풍 '바비' 북상..2003년 '매미' 넘어설까?
2020.08.25 10:48
수정 : 2020.08.25 16:18기사원문
제주 남쪽 해상에 잠시 머물며 세력을 키우던 제8호 태풍 '바비'가 다시 북상을 시작했다. 역대 가장 강력한 바람을 몰고 왔던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를 넘어서는 강풍이 불어닥칠수도 있어 절처한 대비가 필요하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8호 태풍 바비는 오전 9시 기준 제주 서귀포 남남서쪽 약 460㎞ 부근 해상에서 북북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현재 태풍의 이동 속도는 시간당 16㎞다. 직전 기상청의 오전 3시 태풍 현황 발표 당시 바비는 서쪽 방향으로 시간당 3㎞의 느린 속도를 보였다. 해당 부근에 머물며 몸집을 불리던 태풍이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속도를 높인 것이다.
기상청은 지난 24일 브리핑을 통해 바비가 30도가 넘는 고온의 해수와 중국 황하에서 흘러나온 따뜻한 담수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세를 불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북서쪽으로 이동하던 바비는 26일 오전 9시경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 서해상으로 직진한다. 이날 오후 9시 목포 서남서쪽 약 100㎞ 부근 해상을 거쳐 27일 오전 서울·수도권 인근 해상을 지나겠다.
이같은 경로로 인해 25일 오후 제주도를 시작해 26일, 27일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겠다. 전국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고, 일부 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리겠다. 특히 제주, 전라해안에는 시속 144~216㎞(초속 40~60m)의 강풍이 분다고 분선돼 역대 가장 강한 강풍이 불었던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135명의 목숨을 앗아간 매미는 10분 평균 풍속인 '최대풍속'이 초속 51.1m,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60m를 기록했다. 1959년 이후 가장 강한 바람이 불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풍속이 초속 40~60m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이고, 시설물이 붕괴되거나 부서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고 적치물을 고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