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등 5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출간… 현 시대·정권·사회 비판

      2020.08.25 10:40   수정 : 2020.08.25 14: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현 사회가 '무너진 정의, 사라진 공정, 물구나무선 민주주의'로 변화된 상황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는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25일 출간했다. 이 책은 진중권 전 교수를 비롯해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었던 김경율 회계사,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강양구 과학전문기자 겸 지식큐레이터 등 5명이 참여한 대담집이다.

이 책은 지난 1월28일부터 추진됐다.

진중권 전 교수부터 강양구, 권경애, 김경율, 서민 순으로 대담자가 결정됐고 2월29일 첫 만남 이후 3월 7일부터 본격적인 대담을 시작해 지난달 18일까지 '미디어와 지식인', '586의 정치와 신보수', '금융자본과 사모펀드', '정치와 정의', '총선 이후의 변화', '금융자본과 사모펀드 보강 대담' 등의 주제를 놓고 총 일곱 번의 대담이 진행됐다.

대담은 한 번에 5명 모두 참여하는 게 아닌 각자의 전문분야를 중심으로 1명의 사회자를 두고 전문가 2명이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의 내용은 책에서 미디어와 지식인 그리고 팬덤 정치(1~3장), 금융자본과 사모펀드(4~5장), 586정치엘리트와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6~7장) 등의 내용으로 정리됐다.

이 책에서 진중권은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른바 '진보의 문제'는 실제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부터 계속 있었다"며 "다만 그때는 지금의 집권 세력이 오포지션(반대, 야당)이었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것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들이 현재 주류 세력이 되면서, 내재해 있던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지 않냐"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는 이들이 설사 잘못했더라도, 더 큰 악이 앞에 있었기 때문에 그 악과 싸우려고 눈감아 준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조국 사태' 등을 언급하면서 미디어의 문제도 제기한다. 강양구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저에 대한 독자의 평가가 정신분열증에 걸릴 정도로 극단을 오간다"며 노무현 정부 때 황우석 박사를 비판하니 '참기레기'가 됐고, 황 박사의 연구가 사기라는 것이 밝혀지자 '참기자'가 됐으며, 조국 사태 때 조국 전 장관을 비판했더니 '참기레기'가 됐다고 말한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의미하는 '문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진중권은 문 대통령의 생일 축하 광고가 나온 점에 대해 "아이돌도 아닌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가 나왔다는 건 팬덤 문화와 정치가 서로 중첩돼 버렸다는 걸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4~5장에서는 진중권, 김경율, 권경애가 참여해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대담한다. 김경율은 "민정수석은 정보를 취급하는 곳인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모펀드가 투자하기 좋은 기업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국가 보조금이 투입되는 유망사업에 관한 정보나 국가정책으로 폐지될 사업에서 빠져나갈 시기를 알 수도 있다"고 말했다.

6장에서는 586세대를 돌아본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386, 문재인 대통령과 586을 비교한다.
진중권은 "지금 보수집단 내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며 "사실상 586정치엘리트가 새로운 보수 세력이 됐다"고 비판한다.

마지막 7장에서는 필자 5명이 모두 모여 대담을 나누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의 문제를 정면으로 붙잡아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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