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척추 질환, 무조건 수술 치료? NO
2020.08.29 04:00
수정 : 2020.08.29 03: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끔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있었던 직장인 이 모씨(남·40)는 며칠 전부터 엉덩이부터 허벅지까지 찌릿찌릿한 통증이 시작됐다. 통증이 심한 건 아니었지만 반복되는 증상에 병원을 찾은이 씨는 초기 허리디스크로 약물과 물리치료를 받는 중이다.
몇 년 전, 농구를 하다 다친 후 허리 통증과 왼쪽 다리 저림이 심해 병원에서 디스크 치료를 받은 적 있는 대학생 박 모씨(남·23). 이후 통증이 있다 없다 했지만 별다른 치료없이 지내왔다.
최근 컴퓨터와 스마트기기 사용 등으로 인한 잘못된 자세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척추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증상의 척추질환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많은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며 아파도 병원 오기가 꺼려진다고 말한다.
이렇게 척추질환하면 수술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척추질환에는 무조건 수술치료라고 생각하는 건 오해다. 최근 디스크나 협착증과 같은 척추질환자가 증가한 만큼 수술이 필요한 치료 사례가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척추질환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며, 실제로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는 4~5% 정도에 불과하다.
위의 사례와 같이 디스크가 탈출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핵(디스크)이 단순히 빠져 나오거나 팽창된 상태라면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히 통증을 제어할 수 있다. 허리 디스크 환자의 90% 이상은 비수술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과 함께 휴식으로 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준 뒤 허리와 척추의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약해진 부분을 보강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비수술 치료법인 경막외감압술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비수술치료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척추내시경술과 같은 최소침습적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척추질환은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주로 나쁜 자세와 비만, 운동부족 등이 발생 원인이다.
따라서 자세나 생활습관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재발은 물론 또 다른 부위에 척추질환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평소 꾸준한 허리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유연성과 주변 인대, 근육을 키워 디스크를 예방하는 것이다.
/이학선 원장(바른세상병원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