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장갑차 추돌 전 '비틀비틀'…'4명 참극' SUV 음주운전 정황

      2020.08.31 16:54   수정 : 2020.08.31 18:42기사원문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포천=뉴스1) 이상휼 기자 = 지난 30일 오후 9시27분께 경기 포천시의 영로대교를 달리던 SUV(맥스크루즈) 차량이 앞서가던 미군 장갑차의 후미를 들이받아 SUV에 탄 50대 부부 4명이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SUV 차량이 앞서 서행하는 2대의 장갑차 중 뒤편의 장갑차를 추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로대교는 755m짜리 직선다리로, 사고가 난 곳은 영로대교 관인 방면 100여m를 남긴 지점이다.



경찰은 SUV차량이 높은 속도로 달리다가 장갑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갑차에 탑승했던 미군 2명 중 운전자인 상병(22)은 작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반면 50대 부부 2쌍은 모두 사망했다. 운전석에는 A씨(59·관인면), 뒷좌석에는 차주 B씨(55·영중면)와 A씨의 아내 C씨(56·관인면), 조수석에는 B씨의 아내 D씨(50·영중면) 등 4명이 탑승해 있었다.

차주가 아닌 A씨가 운전한 이유는 사고 발생 3~4분 전 서로 자리를 옮겨 운전자가 바뀌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영중면에 사는 E씨(60대) 부부의 집에 모여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E씨가 집 수리를 위해 A씨를 불렀는데, A씨는 관인면 집에서 술을 먹은 상태라 갈 수 없다고 했고 E씨가 자신의 차로 A씨 부부를 데려와 집을 함께 수리했다.

수리를 마친 뒤 E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B씨 부부를 불러 3쌍의 부부가 이 집에 모여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이때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으며 얼마나 마셨는지 여부는 아직 조사 중이다.

이후 대리운전을 맡기지 않고 세 남자 중 가장 막내인 B씨가 관인면까지 형님 부부를 바래다주겠다면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사고 전 블랙박스 영상에는 도로 위를 달리면서 차량이 이리저리 비틀비틀거린 점 등에 비춰 '음주운전'이 원인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고 장면은 블랙박스에 담기지 않았다.

사고가 나기 수 분 전 전 블랙박스 영상에는 당초 운전하던 차주 B씨가 비틀거리면서 운전하자, 뒷좌석에 있던 A씨가 이를 나무라며 서로 자리를 옮겨 운전대를 바꿔 잡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음주운전 외에도 다른 약물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두고 경찰은 부검 의뢰했으며 결과는 2주 가량 후에 나올 전망이다.

반면 미군 장갑차 후미에 교통을 통제하는 인솔차량(convoy)이 없었던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사고 관련 주한미군사령부는 "로드리게스 사격장 인근에서 한국 민간차량 1대와 한미연합사단 제2보병사단 장갑차 간에 발생한 사망사고를 인지하고 있다.
비극적 사고로 고인을 잃은 유가족 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미군은 경찰 조사에 협력하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해당지역에서 훈련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주한미군 장갑차는 로드리게스 사격장(영평사격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철원지역 캠프로 복귀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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