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재난금 공방, 홍남기 "책임없는 발언" vs. 이재명 "통합당에 동조..당황"

      2020.09.01 01:10   수정 : 2020.09.01 08: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전국민에 대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당장 재난지원금 지급에 조차 부정적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31일 정면대결로 치닫기 일보직전으로 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지사의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에 "신문보도 상으로 들었지만 책임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한데 이어,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 지사 주장이) 철없는 얘기죠"라고 묻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이재명 지사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이 지사는 자신의 SNS에 "통합당이야 그렇다쳐도 정부 책임자인 홍 부총리께서 국정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인터뷰를 확인도 안한 채 '철이 없다'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한 건 당황스럽다"며 "존경하는 홍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비꼬았다.

재난지원금 정책을 놓고 여권 유력 대권주자와 현 정부 경제수장간 논쟁이 감정대결로 번지는 양상이다.


또 다른 유력 대권주자이자 당대표인 이낙연 대표는 선별 지급으로 홍 부총리와 입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이 지사와 홍 부총리의 갈등이 더 부각되지 않을 수 있지만, 현역 광역단체장과 경제부총리간 장외 설전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철없다' 지적에 잠시 뜸들인 洪, 그래도 동조

임이자 의원: 이재명 지사는 전국민에게 30만원씩 전국민에게 50번, 100번을 줘도 재정건전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50회 같으면 750조원, 100회 같으면 1500조원이다. 이렇게 줘도 상관없다는 이 지사의 의견에 어떻게 생각하나.
홍 부총리: 저도 신문보도상 들었지만 저는 (이 지사 주장은) 책임없는 발언이다.
임 의원: 그렇죠?
홍 부총리: 네
임 의원: 아주 철없는 얘기죠?
홍 부총리: ...
임 의원: 그렇죠?
홍 부총리: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민에게 오해 소지 줄 수 있는 발언이다.
임 의원: 그런데 그 분이 대통령 선호도는 1위다. 참 걱정이다.

홍 부총리는 이 지사를 비판하는 임 의원의 지적에 적극 공감하며 이 지사를 작심 비판했다. 마스크를 쓴 채 답변한 홍 부총리는 "책임없는 발언"이란 말을 전혀 거리낌 없이 쏟아냈다.

펜을 만지작 거리면서도 홍 부총리는 임 의원의 향해 이 지사 발언이 무책임한 것임을 즉각 지적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이 지사의 발언이 '철없다'는 지적에는 잠시 뜸을 들였다.

"아주 철없는 얘기죠?"라고 묻는 임 의원의 질의에 홍 의원은 답하지 않았지만, 임 의원이 "그렇죠?"라고 다시 묻자 "예"라면서 "국민들에게 오해 소지 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 말해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지난 24일 예결위에서도 "1차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형태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이뤄지기 어렵다"며 올해 3차례 추경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25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했음을 강조했다.

2차 재난금 재원을 100% 국채 발행으로 충당해야함을 지적하며 재정적 이유를 근거로 난색을 표했던 홍 부총리는 이날 예결위에서도 "(2차 재난지원금은) 어려운 계층에 대해 맞춤형으로 주는게 맞다고 본다"며 선별적 형태로 가야함을 주장했다.

여러 부분에서 전국민 30만원 규모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는 이 지사와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홍 부총리가 있는 셈이다.


■발끈한 이재명 "당황스럽다..내말 이해 못했나"

이 지사는 이날 밤 늦게 자신의 SNS를 통해 홍 부총리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지사는 "사사건건 정부정책을 발목잡고 문재인정부 실패만 바라며 침소봉대 사실왜곡 일삼는 통합당이야 그렇다치자"면서 "정부책임자인 홍 부총리님께서 국정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인터뷰를 확인도 안한 채.."라며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이 지사는 "설마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과 비난에 동조했을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며 홍 부총리의 논리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라디오 인터뷰 발언을 놓고 통합당 측이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하자' '100번 지급해도 재정건전성이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해도 서구선진국 국채비율 110%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재정건전성이 좋다는 것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즉, 한번 추가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재정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을 강조한게 자신의 발언이라고 재차 반박한 이 지사는 "정말로 이걸 이해못한 걸까"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우리나라는 국가부채비율이 불과 40%대"라며 "그것도 전국민 30만원씩 지급해도 겨우 0.8% 늘어나는 국가부채비율이 무서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못한다는 주장이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1370만 경기도민의 위임을 받은 도정책임자로서 도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정책에 의견 정도는 낼 수 있다"며 "존경하는 홍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비꼬았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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