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4년만에 첫 디플레이션

      2020.09.02 04:03   수정 : 2020.09.02 04: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이 4년만에 처음으로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빠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통화완화 압력이 높아지게 됐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1일(이하 현지시간)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7월만 해도 0.4% 증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가운데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서비스 가격 상승률도 8월에는 사상최저 수준인 0.7% 오르는데 그쳤다.


또 에너지, 식료품, 담배 등 월별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7월 1.2%에서 8월 사상최저 수준인 0.4%로 떨어졌다.

19개 유로 회원국 가운데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 등 12개국에서 디플레이션이 나타났다.

10일 통화정책 회의를 앞 둔 ECB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이 디플레이션의 바탕이라고 보고 있다.

유가가 하락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벨기에의 여름철 할인 행사가 8월로 연기된 것이 물가 하락의 결정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프랑스 등의 소매업체들은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대개 6~7월 의류 가격을 대대적으로 낮추지만 올해에는 이를 8월에 실시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이 최근 부가가치세를 낮춘 것도 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적된다.

ECB 집행이사회 고위 관계자는 "매우 우려할만한 상황"이라면서 "여름에 의류 판매가 정점을 찍었지만 이제는 판매 증가세가 증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렌버그의 플로리안 헨제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ECB는 12월에 자산매입 프로그램 연장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대니엘라 오도네즈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면 ECB의 경기부양책 확대 압력 역시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달러 약세와 이에따른 상대적인 유로 강세 역시 디플레이션을 악화시킨 주범으로 평가된다.
수입물가 하락을 불러 물가 하락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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