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차 재난지원금 선별지급 반대하는 이유는?
2020.09.02 14:32
수정 : 2020.09.02 15:38기사원문
특히 이 지사는 선별지급을 주장하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보편지급에 부정적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주요 인사들과 갈등까지 빚어가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주장을 SNS를 통해 펼치고 있다.
이 지사가 이렇게 2차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인한 경제악화가 국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는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으로서의 '시급성'과 '효율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 부채 증가 등 다른 위험 요인을 감수하더라도 보편지급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선별지급 행정비용 '눈덩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이 지사는 우선 시급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 일부에서 추석 전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 제기되면서, 가장 빠르게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보편지급'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5월 지급된 1차 정부 재난지원금의 경우 준비 과정을 거쳐 실제 지급이 이뤄지기까지 약 2개월 가량이 걸리는 등 선별작업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정부는 4월 17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고, 5월 4일 취약계층 지급을 시작으로 같은달 18일까지 신청을 받아 5~7일 심사를 거쳐 지급했다.
반면, 같은 시기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보편 지급을 결정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지급 결정에서부터 시행까지 한달이 채 걸리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정확히 말해 이 지사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한 것이 3월 24일이고, 4월 9일 오후 3시 신청이 시작돼 사흘 후인 4월 11일 첫 수혜자가 나왔다.
지급 결정에서부터 실제 지급까지 약 20여일 밖에 소요되지 않은 것이다.
이같은 경험에 비춰 볼 때 추석 이전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때와 동일한 보편지급이 가장 빠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상황에서 신청 절차 등이 복잡하고, 서버 폭주 등의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지급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선별작업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아껴야 한다는 계산도 포함돼 있다.
못 받으면 '부자', 받으면 '서민' 낙인?
특히 이 지사가 2차 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에 반대하는 이유는 '국민적 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난지원금은 가계 경제의 어려움을 보전해 주는 복지성격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재난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민경제를 되살리는 경제정책이라는 본인의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별지급은 재난지원금의 성격을 오해하고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해 국민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것도 그래서다..
재난지원금 성격 자체가 경제정책으로, 정책혜택을 국민이 모두 누리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는 주장이다.
그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 복지정책 조차도 보편적으로 해야 하는데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의 혜택을 세금 많이 내는 사람은 왜 배제하냐"며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선으로 경계선상 사람들을 절망시키고, 엄청난 선별비용과 시간을 낭비할 뿐 아니라, 선정된 사람도 낙인으로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고 강조했다.
즉, 재난지원금을 받은 사람은 '가난한 서민'이라는 생각이, 받지 못하는 사람은 '부자'라는 이분법적 갈등이 나타나면서 양쪽 모두에 불만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재난기본소득의 경우 가구당 차이를 둬 지급하는 정부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지급 절차를 추진해 20여일만에 실행할 수 있었다"며 "보편지급 방식이 선별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