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문턱 낮추고 소통부서 설치… 민원 75% 이상 해결"

      2020.09.02 16:24   수정 : 2020.09.02 18:18기사원문
【인천=한갑수 기자】 "예전에는 구청의 문턱이 너무 높고 권위적이어서 주민들과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구청장이 되면 무엇보다도 주민과의 소통에 힘쓰고,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생각했다." 이강호 인천 남동구청장(사진)이 민선 7기 구청장에 취임하자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주민과의 소통이고 구청의 문턱을 낮추는 일이었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구청장과 담당 공무원을 만나 고충과 불편사항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구청과 구청장실 문을 활짝 열었다. 이 청장은 전국 기초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소통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취임 후 1개월 만이다. 주민을 직접 만나 민원을 접수하고 관련 부서를 비롯 전사적으로 합심해 해결책까지 제시하도록 했다. 주민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 등 민원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구청 문턱 낮추고 권위적 이미지 탈피


이 청장은 소통부서에서 해결하지 못한 민원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구청장 1일 동장제, 구청장 동 현장소통 방문, 구청장과의 만남의 날, 남동토론회 등을 운영하며 20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주민들의 삶의 현장 100여 곳을 찾아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소통 전담 부서 구성 후 지난 3월말까지 20개월 만에 민원상담 건수가 2800여건에 달했다.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면 사전에 충분하게 소통하고 처리해 주기 때문에 구청 게시판에는 오히려 민원이 대폭 줄었다.

남동구 논현동 논고개마을 인근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창업지원주택 반대 민원을 해소하고, 불법 노점상과 쓰레기가 넘치던 장수동 만의골 도로부지를 테마꽃길로 조성하는 등 주민들의 민원 75% 이상을 해결했다. 구와 주민간 오해와 불신의 벽을 허무는데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청장은 지난해 12월 그 동안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던 구청 청사의 담장도 허물었다. 대신 누구든지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 만남의 광장을 조성했다. 최근에는 구청 1층 로비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설계가 끝나 조만간 공사를 시작해 북 카페, 자료실, 주민들이 공연·전시할 수 있는 소규모 홀을 만들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청장은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민원인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고충과 불편사항을 들었다. 듣는데서 끝나는게 아니라 민원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중간보고와 결과까지 민원인에게 알려줌으로써 상당한 신뢰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최초 진행사업 15건 발굴


이 청장은 전반기 2년간 주민들을 찾아가 그들의 얘기를 듣고, 고충을 해결해 주는 과정에서 새로운 정책을 발굴했다. 전국 최초로 진행한 15개 사업과 인천 최초 사업 13개 사업을 발굴했다. 고령층 건강관리를 위해 전담 한의사를 채용해 찾아가는 한방서비스를 제공했고,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빠 육아 휴직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청년들에게 사무실을 무상 제공하는 청년창업지원센터를 개소했고, 장난감 무리 수료센터를 직영 운영하며 노인일자리 창출과 부모들의 육아를 도왔다.

이 청장은 "지난 2년간 공약이행과 관련해 주민들이 요구했던 사항들을 반영하려고 모든 예산과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해 왔다. 앞으로 남은 임기 2년은 새로운 사업 발굴보다는 그 동안 추진했던 사업들이 잘 마무리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공을 들이는 것은 관광벨트와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일이다. 그는 인천대공원, 소래습지, 소래포구, 소래해양경관, 늘솔길공원까지 이어지는 관광벨트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소래포구와 소래습지를 연결하는 전기열차(일명 꽃게열차)를 타고 남동구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만끽하고 소래포구의 수산물을 맛보게 해 주민들의 가게수입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 용역을 시작해 내년께 사업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남촌산업단지를 조성해 지방세수와 일자리를 확보하고 남동구가 자립할 수 있도록 수입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남동공단의 심각한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주차제 도입을 추진한다. 현재 조성된 주차장 1만2000면과 이미 조성됐으나 이용하지 않은 자전거도로를 주차장으로 꾸미고 이를 유료화해 전용주차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관광벨트·남촌산단 조성 박차


우선 남동공단 일부 지역만 실시해 결과를 지켜보고, 성공할 경우 권역별로 주차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후 도로변의 상가지역에도 전용주차제를 도입하고, 더 나아가서는 주택가에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대략 연 500억원 정도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을 남동공단에 재투자해 젊은층이 찾아오고 일하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드는게 이 청장의 목표다. 근로자들은 가급적 출퇴근 통근버스나 공단 내 운행하는 미니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대중교통을 확충해 이를 수용한다는 복안이다.

지역 최대 현안사업인 소래포구 현대화 사업은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로 소실된 어시장을 재건하는 사업으로 당초 10월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장마로 지연돼 11월달로 미뤄졌다. 현재 공정률 80%를 보이고 있으며 늦어도 연말까지 327개 점포가 입주할 수 있다.
이곳에는 이용객의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 설치되고 소래포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조성된다.

이 청장은 "코로나로 인해 문화예술 및 체육 행사가 모두 중단돼 주민들이 정서적인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둘레길이라든지, 곳곳에 공원이나 야외 체육시설을 만들어 주민들이 숨통을 틀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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