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회사채 발행, 벌써 연간 사상최대 제쳤다

      2020.09.03 02:55   수정 : 2020.09.03 08: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회사채 발행 규모가 올들어 1조9190억달러(약 2277조원)에 이르면서 이미 이전까지의 연간 사상최대 발행 규모를 앞질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경기침체 속에 자금 수요가 높아진데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초저금리가 더해진 것이 배경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이하 현지시간) 데이터 제공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용해 올들어 미 회사채 발행 규모가 2017년 1년간 통틀어 발행된 사상최대치 1조9160억달러를 웃도는 1조91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연말까지 석달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행 규모는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은행 미즈호가 20억달러,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인 병원 운영사 테넷 헬스케어가 25억달러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국적, 신용등급을 가리지 않고 미국내 회사채 발행이 이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지난 3월 금융시장 붕괴 당시 흐름과는 완전히 다르다.

당시 투자자들이 돈 될 만한 것은 무엇이든 팔아치우면서 회사채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연준이 사상처음으로 회사채 매입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시장 안정에 나서면서 회사채 시장이 서서히 살아나는가 싶더니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앞다퉈 몰려들면서 이제는 회사채가 귀한 몸이 됐다.


뉴욕 아카데미증권의 수석 거시전략가 피터 처는 "이렇게 바쁜 여름은 처음"이라면서 "회사채 발행이 매월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 같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회사채 발행 급증의 최대 배경은 역시 연준이다. 처음에는 투자등급 회사채만 사들이기로 했다가 이후 이를 정크본드, 투기등급 회사채 매입으로 확대했다.

연준의 수요를 바탕으로 수요가 탄탄해지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회사채 수익률은 곤두박질치고 잉ㅆ다.

지난 7월에는 사상처음으로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2% 밑으로 떨어지며 사상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거품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회사 수익은 엉망인데 시장 흐름에 기대 무턱대고 회사채만 발행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 사정이어려워지는 가운데 급전이 필요한 업체들은 자산을 담보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한다.

항공사들은 보유 항공기들과 노선을 담보로, 크루즈 선사들은 크루즈 선박들과 심지어 바하마제도의 섬도 담보로 내놨다.

회사채 발행은 4·4분기 중에도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앞으로 한동안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안을 피하기 위해 그 이전에 발행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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