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나스닥 고래'였다"
2020.09.05 04:53
수정 : 2020.09.05 04:53기사원문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난 한 달간 뉴욕 기술주 폭등의 배경인 것으로 지목됐다. 옵션거래로 약 500억달러어치를 사들였고, 이 단 한 번의 거래가 미국 주식시장을 급격하게 끌어올린 배경으로 분석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무모한 베팅이 결과적으로 막대한 투자이익을 안겨다 줬을 것으로 보인다.
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소프트뱅크의 한 달 전 단 한 번의 거래가 주식시장의 대규모 상승 배경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약 500억달러 규모의 기술주 콜 옵션을 매수했다.
투자자들, 애널리스트들 모두 이같은 투자가 있다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지만 지금껏 누가 그 배후에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WSJ은 전했다.
콜 옵션 조건은 알 수 없지만 소프트뱅크는 지난 한 달간 막대한 평가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뉴욕 주식시장이 기술주를 중심으로 약세로 돌아서기 전 애플은 7월말 이후 시가총액이 7000억달러 가까이 급증했고, 테슬라 주가는 2배 넘게 폭등해 시가총액 기준 세계 톱10 기업에 진입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가 규제당국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등 기술주 공룡 주식들을 올 봄 40억달러 가까이 사들였고, 테슬라 지분을 확대했다.
그러나 공개된 서류에는 대규모 옵션 거래가 포함되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매수한 주식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다른 이름을 통해 콜 옵션을 사들였고, 주가가 큰 폭으로 뛰자 높은 값을 받고 이 콜 옵션들을 매각했다.
소식통은 소프트뱅크가 사들인 콜옵션 약 40억달러어치는 실제 주식 500억달러어치를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고 전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가 장중 4% 가까이 급락하며 이틀 연속 추락한 배경이 소프트뱅크의 콜 옵션 매수와 매도에 연관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최근 주식시장 급등세 속에 시장 한 켠에서는 '월스트리트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급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시장의 급등세가 그만큼 취약하고, 변수들에 매우 크게 변동할 위험을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