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불씨 남긴채 전공의 7일 복귀
2020.09.06 17:46
수정 : 2020.09.06 19:10기사원문
무기한 집단휴진을 강행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의료 현장에 복귀한다. 지난달 21일부터 이어진 의료파업도 보름여 만에 일단락됐다. 다만 전공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견이 만만치 않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저녁부터 6일 새벽까지 진행한 총회 끝에 "정부와 의사협회가 합의한 내용에 따라 단체행동을 잠정적 유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회에는 각 수련병원 대표자들이 모였다.
전공의들은 치열한 논의 끝에 투쟁 수위를 낮춘 '1단계 로드맵'을 선택했다. 1단계는 전공의 복귀, 학생 복귀, 1인 시위 등으로 사실상 파업 종결이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은 7일 오전 7시부터 현장에 복귀한다. 다만, 1인 시위 등을 이어가며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할 예정이다. 대전협 비대위 측은 "비상사태는 유지하면서 젊은의사 비대위에서 추후 정부의 합의사항 이행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것"이며 "이를 위한 전공의 단체행동은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에 강력 반발해 지난달 21일부터 의료파업에 나섰다. 여당의 중재로 의협은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와 지난 4일 기존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했지만 대전협 비대위는 협상과정에서 배제됐다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는 등 현장 복귀를 거부했다.
하지만 진통 끝에 현장 복귀를 택하면서 의료계가 집단휴진에 들어간 지 17일 만에 의료파업은 일단락됐다. 다만 의협과 대전협의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은 만큼 갈등의 불씨도 여전한 상황이다. 현재 단체행동을 주도하고 있는 대전협 비대위는 전임의, 의대생 등과 함께 젊은의사 비대위를 출범해 공동 대응하고 있다.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와 정부의 합의에 따라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되 비상사태 유지로 합의사항 이행 여부를 감시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전공의와 의과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집단휴진, 국시 거부 등 단체행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전원 복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박 비대위원장은 SNS를 통해 "지금 우리가 단체행동을 유보하더라도 분노와 참담함을 새기고 근본적 문제를 혁파해야 한다"며 "우리의 개혁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