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두원이라면 도망 갔을 거예요.. 촬영할수록 존경심 생긴 캐릭터죠"
2020.09.07 16:49
수정 : 2020.09.07 17:26기사원문
지난 2월 '남산의 부장들' 개봉 이후 이희준은 콜롬비아에서 영화 '보고타'를 촬영하던 중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강제 휴직' 상태다. 덕분에 지난해 12월 태어난 아들이 쑥쑥 자라는 모습을 직접 보게 돼 기쁘면서도 현장이 몹시 그립다. 그는 "코로나19로 연극판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며 "야밤에 세차한다는 후배의 이야기도 그렇고 말할 수 없이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곧 영화 '핸섬가이즈' 크랭크인을 앞뒀는데, 감사하다. 정말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대생이던 그는 우연히 대학로 어린이 연극 무대에 섰다가 관객들의 환호에 전율을 느끼고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100명 남짓한 어린이들의 호응도 그렇게 짜릿하더라고요." 소위 '무대뽕'에 취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시 입학했는데, 배우가 된 걸 단 한번도 후회한 적 없다. "전 하고 싶은 건 바로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아직 철이 없달까요. 배우를 하면서 가장 고마운 점은 작품을 할 때마다 제 인생이 달라지는 겁니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경호실장 곽상천을 연기한 그는 만약 연기가 아니었다면 곽상천과 같은 인물을 평생 만날 일도, 이해할 일도 없었을 거란다. "배우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생겼을까. 나밖에 모르지 않았을까. 만약 내가 나문희 선생님처럼 80살이 되면, 사람 보는 눈이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배우는)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