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만 되면 술판"… 한강공원 출입 막는다
2020.09.08 17:49
수정 : 2020.09.08 19:56기사원문
8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여의도안내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한강 공원에는 자정을 넘긴 늦은 시간까지 수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로 밤 9시부터 술집을 포함한 음식점 이용이 제한되자 한강 등 야외장소 방문객이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방역지침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6일 '2.5단계' 조치를 연장하면서 한강공원에서도 밤 9시 이후 매점과 음식점 이용을 제한하고, 잔디밭에서의 음주·취식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마스크 착용과 2m 거리두기에 대한 수시 순찰에 나서며 방역지침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강 공원 일대 곳곳에서는 '술판'이 이어졌다. 공원 내 편의점 등 야외 테이블은 모두 치워졌지만, 시민들은 돗자리를 깔고 음주 취식을 벌였다.
2m 거리두기는 기다렸다는 듯이 무너졌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상당수 포착돼 민원까지 접수됐다. 일부 시민들은 지하철 첫차가 시작되는 새벽 5시까지 자리를 이어갔다고 전해졌다.
술판이 휩쓸고 간 다음날 한강은 쓰레기장으로 바뀌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 동안 발생한 쓰레기양은 약 11t에 이른다. 배달음식 포장재와 라면 용기, 술병 등이 대부분이었다. 한강 잔디밭에는 술병이 나뒹굴었고, 쓰레기통은 넘쳐 제기능을 할 수 없었다. 한강에 이처럼 많은 쓰레기가 발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한강사업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도·뚝섬·반포한강공원의 일부 밀집지역에 대한 통제에 들어갔다. 또 공원 내 전체 매점 28개소와 카페 7개소는 매일 21시에 문을 닫는다. 한강공원 주차장 41개소는 밤 9시 이후 진입할 수 없다.
한강사업본부 여의도안내센터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한강 방문객이 많이 감소한 편이지만 지난 주말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며 "센터에서 관리를 하려해도 심야시간대 인력이 부족해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뚝섬 한강 공원 일대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 따르면 지난 7일 자양4동에 위치한 GS25한강뚝섬3호점에는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A씨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약 4분간 방문했다. 광진구는 긴급재난문자와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편의점에 같은 시간대 방문한 유증상자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달라며 공지했다. 현재 광진구는 역학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예병정 기자 김나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