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폭락에… '서학개미' 닷새만에 1조1000억 손실

      2020.09.09 17:48   수정 : 2020.09.09 18:32기사원문
해외주식 열풍으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쓸어담은 테슬라가 사상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하면서 국내 서학 개미들도 5거래일 만에 1조1000억원 넘게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테슬라를 기초로 삼은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 8~9월에 발행한 테슬라 연계 ELS가 190억원에 달하면서 투자자들은 손실위험에 노심초사하는 상황에 처했다.



개미들, 5일 만에 1조1000억원 손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 S&P500지수 편입이 좌절된 데 따른 실망감으로 21% 폭락하며 330.21달러(39만3148원)에 마감했다. 이는 나스닥종합지수의 하락률(4.1%)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상장 이후 최대 낙폭이다.


최근 대형기술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이곳에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들 역시 손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테슬라로 38억7857만1448달러(4조6151억1216만원) 수준이다. 이날 주가가 빠지자 개인투자자들 역시 160만1409달러(19억567만원)를 매도했다. 반면 53만6390달러(6억3830만원)를 매수해 순매도는 106만5019달러(12억6737만원)를 기록했다.

최근 테슬라는 이달 들어 5거래일 동안 34%가량 빠졌다. 주가가 하락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기준 테슬라 시가총액은 4124억9300만달러(490조9491억원)가량이었다. 테슬라는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주식분할을 결정하면서 지난 1일부터 조정가격에 거래가 개시됐다.

결국 이날 현재 시총은 3076억9300만달러(366조1541억원)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열흘 만에 1048억달러(124조7329억원)가 증발했다. 주가가 빠지기 전인 지난달 2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36억7140만달러(약 4조3432억원)였다. 이는 테슬라 시가총액의 0.89%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이달 들어 증발한 1048억달러의 0.89%인 9억3200만달러(1조1088억원)가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금액이다. 일부 주식보유 현황에 변동이 있지만 지난달 말 기준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은 총 1조1000억원 넘는 금액을 손해본 것이다.

테슬라 기초 ELS도 우려 커져


테슬라 폭락은 파생상품 투자자들에게까지 불안감을 끼얹었다. 테슬라 주가 급등세에 최근 한 달간 테슬라 연계 ELS 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 연계 ELS 발행 미상환 잔액은 8일 기준 323억원에 달한다. 이 중 전체 잔액의 60%에 해당하는 190억원은 8~9월 발행한 금액이다. 테슬라 연계 ELS 월별 발행금액을 살펴보면 △4월 42억원 △5월 56억원 △6월 74억원 △7월 58억원 △8월 138억원 △9월(8일 기준) 53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테슬라가 지난 1일 장중 최고점인 502.49달러를 찍은 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연계 ELS 녹인 터치 우려감 역시 커지고 있다.

통상 녹인은 보통 기준가 대비 45~65%다. 가령 주가가 500달러였을 때 연계 ELS가 발행됐다면 녹인은 65% 수준인 325달러 선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테슬라 주가가 평균적으로 350~400달러를 오갈 때 테슬라 연계 ELS 대부분이 발행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350달러 선에서 ELS가 발행됐다고 본다면 65% 수준인 227달러 수준까지 떨어져야 손실구간에 접어들 것"이라며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 주가가 추가로 떨어진다면 녹인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ELS는 주가가 기초자산의 45~65%까지 떨어져 한 번이라도 녹인배리어를 건드린 경우엔 손실을 볼 수도 있고 자금이 오래 묶이게 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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