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참사 당시 차량 진입 통제 전광판 꺼져 있었다"
2020.09.14 15:41
수정 : 2020.09.14 17:35기사원문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노경민 기자 =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초량 제1지하차도 참사는 재난당국의 안일한 대처와 폭우가 겹치면서 일어난 사고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4일 지방청 1층에서 '초량 제1지하차도 안전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결과 침수 사고가 발생한 지난 7월23일 지하차도 입구에 설치된 전광판이 고장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에 따르면 지하차도 부근 수위가 30㎝까지 찰 경우 센서가 작동해 경광등이 반짝거리고 차량 진입 통제 알림이 전광판에 떠야 하지만 꺼진 채 방치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언제부터 어떻게 고장이 났는지는 수사 중인 상황이지만 정상 작동이 안 된 사실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로 인근 초량천이 범람해 역류된 빗물이 지하차도로 유입된 점과 배수로 내 이물질 등도 침수 원인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시간당 90㎜에 달하는 빗물을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의 배수펌프가 정상 작동 중임에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빗물이 흘러들어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사팀 관계자는 "배수펌프 저류조에 이물질이 유입되면서 배수량이 저하됐고, 진입로에 설치된 배수로 일부가 막혀 있어 유입되는 빗물의 유량이 증가했다"며 "이런 점을 볼 때 배수펌프가 정상 관리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감정 결과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망사고 발생 경위는 고장난 전광판 방치 등 부실한 시설관리와 상황파악을 위한 모니터링(감시) 부재 등 안이한 재난대응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이와 관련해 재난대응 관련 구체적 책임이 있는 동구청 부구청장과 관련 부서 담당자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허위로 상황판단회의서를 작성한 혐의에 대해서도 앞선 직원 2명을 포함해 총 4명을 기소의견 송치할 방침이다.
부산시의 경우 재난대응 총괄책임자인 변성완 권핸대행을 '직무유기' 혐의로, 상황판단회의서를 작성한 담당 직원은 '허위공문서 작성, 행사 혐의'를 달아 기소의견 송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