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로 6개월 버틴다" 반도체 쇼핑 올스톱 '시한부' 화웨이

      2020.09.15 14:24   수정 : 2020.09.15 16: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중국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15일(현지시간) 발효되면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화웨이 거래를 중단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은 화웨이를 대체할 신규 거래처 물색에 한창이다. 하반기 미중 관계에 따라 세계 반도체 구매액 3위인 '큰 손' 화웨이의 몰락이 반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품 시장의 대격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웨이 반도체 쇼핑 '올스톱'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이날부터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중단한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화웨이 추가 제재안에 따른 조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계적으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출처를 다변화하고 신규 매출처를 발굴하고 있다"면서도 "화웨이 점유율 만큼의 점유율을 다른 스마트폰 완성품(세트) 업체가 가져갈 것이다. 메모리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제3국 반도체 업체라도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기술·장비를 사용했을 경우, 화웨이에 납품하기 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추가 제제안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공급을 끊어 중국 대표기업인 화웨이를 고사시키겠다는 게 미국의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은 최근 미국에 화웨이 수출에 관한 특별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승인이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공급사 중 한 곳이며 SK하이닉스는 화웨이 매출이 11%를 차지한다.



스마트폰은 다른 스마트폰으로 잊혀지네

업계에서는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 부진으로 또 다른 중국업체인 오포, 샤오미 혹은 삼성전자 등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포는 올 하반기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치를 상반기 대비 두배로 늘렸다. 오포는 올 하반기 1억1000만대에 달하는 생산량 목표치를 위해 부품을 수급할 계획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매출 중 10% 이상을 화웨이가 차지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시장 등 반도체 외의 분야에서 화웨이의 부진에 따른 점유율 반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점화된 D램 공급구조 등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애플, 오포, 비보, 샤오미 등에 대한 공급 확대를 통해 화웨이 매출 감소분을 상쇄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연간 출하량의 약 10%를 화웨이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는 1조5000억~2조원 규모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도 중장기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재에 따른 타격이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며 "고객사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화웨이에 집중하고 있으나 화웨이 물량을 빼더라도 2000만대 가량을 출하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년 남았습니다' 화웨이에 내려진 시한부 선고

화웨이는 이날 제재안이 발효하기 전까지 6개월분의 부품 재고를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렇게 비축한 재고가 동 날때까지 미중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화웨이는 스마트폰, PC, TV,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 대부분을 생산하지 못해 글로벌 시장에서 강제 퇴출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전년대비 1.9%p 축소되고, 보유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셋을 모두 소진하는 내년에는 4.3%p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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