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 사라진 사랑제일교회…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2020.09.17 05:01
수정 : 2020.09.17 05:01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 최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주요 발생 현황에 사랑제일교회가 빠졌다. 관련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서는 지난 11일을 마지막으로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최종 확진자의 접촉자들이 잠복기가 남아있는 만큼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신천지 이후 최다 집단감염…전국 퍼진 서울도심집회 고려하면 위험 더 커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은 지난 8월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이 퍼지면서 전국민을 두려움에 떨게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1168명으로 5214명의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던 신천지 확산을 제외한 가장 큰 집단감염이다. 이태원 클럽 관련 277명, 리치웨이 208명, 쿠팡 물류센터 152명보다 4배 이상 많다.
일각에서는 사랑제일교회 발 확산이 신천지 당시 확산보다 더 큰 위험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랑제일교회 발 확산이 8·15 서울도심집회와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측은 서울 도심집회를 앞두고 두달새 126만명에게 집회 참석 독려 문자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도심집회 발 확산은 지난 8월1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16일 낮 12시 기준 585명이 누적확진됐다. 집단감염 규모로는 사랑제일교회 다음 순서다. 수도권 273명에 비해 비수도권이 312명에 달하면서,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19 확산이 서울도심집회를 통해 전국으로 퍼졌다는 평가다.
◇방역 비협조에 조용한 전파 가능성↑…예방위해선 '거리두기' 뿐
사랑제일교회 발 확산은 수도권 지역 확산에 크게 영향을 줬지만, 11일 이후에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은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주장이다.
사랑제일교회 발 확진자가 발생했던 8월12일부터 9월11일 낮 12시까지 누적 확진자는 1168명(수도권 1082명)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 지역 누적 확진자는 5380명으로 이 기간 수도권 확진자 중 5명 중 1명(20.1%)은 사랑제일교회 확진자인 셈이다.
수도권 지역 신규 확진자가 313명으로 고점을 찍었던 8월27일까지만 봐도 12일부터 27일까지 수도권 지역 누적 확진자는 3109명, 사랑제일교회 누적 확진자는 959명(수도권 893명)을 기록했다. 확진자가 폭증했던 이 기간 수도권 확진자의 28.7%를 사랑제일교회가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후 사랑제일교회 발 확진자는 11일 이후 발생하지 않았고, 국내 확산세도 우하향했다. 수도권 지역 11일 신규 확진자는 116명을 기록했으나, 12일부터 16일까지 수도권 지역 신규 확진자는 86→60→81→71→81명 순으로 100명대 이하로 억제되고 있다.
다만,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들 중에는 방역당국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진단 검사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 있어, 이를 통한 조용한 전파는 지속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 관련 명단 5900여명을 관리대상으로 분류했으나, 이중 2000여명은 진단 검사를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검사를 거부해, 무증상·경증인 상태로 지역 사회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일부터 16일 0시까지 신고된 확진자 2055명 중 감염경로가 확인 안 된 확진자는 522명으로, 전체 25.4%에 달한다. 전국에서 산발적 집단감염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큰 조사가 끝나서 대규모로 발생할 시기는 일단 지났다"면서도 "검사를 거부한 사람들의 감염 확산은 알수가 없다. 각자 가족이나 직장 등을 통해 산발적인 소규모 감염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개인의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원인을 모르는 확진자 발생이 20%를 넘고,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에서 정체되는 양상을 봤을 때 적지 않은 잠복감염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거리두기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 한분한분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