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모른다' 25.4% 최고치…언제든 다시 '폭증' 가능
2020.09.17 06:32
수정 : 2020.09.17 11:04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최근 2주간 코로나19 확진자 전체 가운데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중이 2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되고 해당 수치를 발표한 이후 최고치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최근 2주간(3일 0시~16일 0시) 코로나19 확진자로 신고된 인원은 총 2055명으로 그중 감염경로를 조사중인 확진자는 522명이다.
즉, 확진자 4명 중 1명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는 뜻으로 지역사회에 무증상 감염이 만연해 있다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이같은 수치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다. 8월 2차 대유행을 거치면서 감염 경로가 직장과 가족 등 지역사회 곳곳으로 파고들었고, 또 그 와중에 다수의 확진자를 쏟아냈던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등 참석자들이 방역을 방해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를 유지하며 안정세에 접어든 것도 사실이지만 언제든지 재확산 우려도 있다는 것을 이 수치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환자 증가는 재확산의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월초 황금연휴를 거치면서 대규모 집단 감염을 일으켰던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는 근본적으로는 무증상 감염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깜깜이 환자 수치를 살펴보더라도 4월까지는 6%대에 머물던 불분명 사례는 5월에는 7%대, 6월 초에는 10%대 초반까지 빠르게 치솟았다. 당시에도 방역당국은 이를 지역 사회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산발적 확진자 발생 사례가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8월초 2차 대유행 조짐이 드러나고 이 상황에서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가 확산에 불을 댕기면서 전국에 무증상 감염자의 비중을 늘려놨고 이것이 연쇄적으로 반응하면서 동시다발적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감염경로 미상의 감염은 20%를 유지하고 있어 방역망 통제 범위 바깥에 지역사회 잠복감염이 상당 수준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병원과 요양병원처럼 방역관리를 강화한 위험시설까지 감염이 확산되는 것도 그러한 사실을 방증한다"며 "특히 2주일 뒤로 다가온 추석연휴와 대규모 이동량을 고려하면 최대한 감염 전파를 차단하고 지역사회 잠복감염을 최소화해 놓을 필요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잠복감염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 안에 침투해 증식하기 시작했으나, 겉으로는 그 증세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미확인 감염자를 말한다. 감염자 스스로도 감염된 사실을 모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측불허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이 수치를 낮추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추석이 다가오고 있고, 개천절 집회 등 방역에 걸림돌이 되는 이벤트 등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앙임상위는 지난 3월 가을철 대유행을 예고한 바 있는데 추석과 개천절 등 주요 기간에 일반 시민들이 바이러스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 다가오는 방역 현안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가 포함된 9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할 계획인데, 이 기간 시민들이 거리두기에 얼마나 참여하는지도 방역 성패에 중요한 요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