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신기방기한 일이"…페이스북에 때아닌 '아바타' 만들기 열풍
2020.09.17 13:36
수정 : 2020.09.17 13:36기사원문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제 얼굴에 있는 점까지 똑같이 표현한 아바타입니다. 어때요, 저랑 닮았나요?"
17일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 사이에서는 나와 닮은 가상 '아바타'를 만들어 인증하는 게시물이 인기다. 페이스북 아바타는 애초 지난해 출시된 기능이지만 최근 국내 이용자 사이에 적용돼 입소문을 타며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표현방식의 다각화를 위해 가상의 아바타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좋아요'와 '댓글'을 적어 내려가는 것이 아닌 '나와 닮은 캐릭터'로 표현할 수 있게 한 것.
피지 시모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앱) 총괄은 아바타에 대해 "오늘날 많은 상호작용이 온라인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에서 개인을 표현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아바타는 이용자를 독특하게 표현하는 디지털 페르소나로 새로운 형태의 자기표현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부 국가 이용자를 대상으로 출시된 아바타 기능은 올해부터 미국과 한국 등 여러 국가로 확대됐다. 페이스북 측에 따르면 현재 모든 국내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기능은 아니지만 그 범위가 커져가는 추세다.
아바타는 페이스북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제작할 수 있다. 이용자는 페이스북 앱에 접속한 뒤 '메뉴'(三) 탭 내 '더보기'에서 '아바타'를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이용자가 올린 아바타 게시물 하단의 '사용해보기'를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아바타 제작을 돕기 위해 전면 카메라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현재의 내 모습을 보며 '가상의 나'를 만들 수 있다. 회사는 다양한 피부 톤은 물론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상반신을 가리기 위해 쓰는 쓰개)과 같은 특수 소품까지 지원하며 이용자 입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했다.
그렇게 완성된 아바타는 여러 표현방식(기쁨, 슬픔 등)으로 나타나 페이스북 댓글, 메신저, 스토리 등에서 쓸 수 있다.
페이스북 아바타는 페이스북이 열을 올리고 있는 가상현실(VR) 사업의 일환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미국 VR 기기 개발사 오큘러스를 20억달러(약 2조3470억원)에 인수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7년 "가상현실에서 10억명의 사람들을 확보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페이스북은 지난해 가상세계 '페이스북 호라이즌' 출시를 예고하며 "전 세계 이용자들이 가상에서 함께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해당 서비스를 비공개 베타 서비스 중이다.
이러한 페이스북의 도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비대면 문화가 일상이 된 오늘날 아바타가 개인의 또 다른 신원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IT업계 관계자들은 "페이스북이 현실 세계 이용자를 페이스북호라이즌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아바타와 같은 기능을 통해 이용자를 가상세계로 '천천히 익숙하게' 옮기게 하면서 가상세계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되게 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나아가 "이용자가 이 가상세계에서 다른 이용자와 온라인 교육을 듣고 게임을 즐기고 전자상거래를 하게 될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의 VR 기기까지 판매하게 되면 이 IT공룡의 몸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