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사들이는 개인투자자..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 '썰물'
2020.09.17 18:33
수정 : 2020.09.17 18:33기사원문
17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41조6450억원이다. 이는 한달 전에 비해서는 1조2267억원 줄어든 수치이고, 연초에 비해서는 14조6937억원이나 감소한 규모다. 빠져나간 펀드는 대부분 개인 자금일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자문형 랩, 주가연계증권(ELS), 롱숏 펀드 ETF, 한국형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에 투자해 왔다.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투자성향이 이전과 달리 '스마트'해진 개미들이 풍부해진 유동성을 무기로 증시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개미들이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면서 수급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 환매는 결국 기관의 수급불균형으로 이어졌고, 기관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이다.
기관은 지난 1월부터 지난 16일까지 19조7122억원을 순매도했다. 대형주(-14조2477억원), 중형주(-3조3072억원), 소형주(-8288억원)순으로 매도금액이 컸다.
종목별로는 전기전자(-6조755억원), 화학(-2조4034억원), 유통업(-1조3831억원) 등으로 순매도했다. 기관이 순매수한 종목은 비금속광물(705억원)이 유일했다. 이 기간 대량환매 발생으로 금융투자의 순매도 금액은 12조4086억원이다. 연기금(1조1426억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관이 매도로 돌아섰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 입장에서 자금은 개인에게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개인의 직접투자가 본격화되며 수급불균형이 초래됐다"며 "기관이나 기업이 펀드로 자금유입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대규모 매수 전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매요구에 대응하는 움직임도 있겠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글로벌 관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비중을 축소한 부분도 있다"며 "공매도 금지에 따른 차익거래 감소, 갖가지 논란에 따른 사모펀드 시장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