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투표조작' 2심 시작..제작진 측 선처 호소
2020.09.18 15:49
수정 : 2020.09.18 1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 101'(Produce X 101, 프듀X) 득표수를 조작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제작진이 2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18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모 PD, 김모 CP(총괄프로듀서), 이모 보조 PD 등에 대한 항소심 1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제작진 측 변호인은 "객관적 사실 관계를 다 인정한다"며 "경위가 어떻든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 점에 대해서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안 PD의 경우 1심에서 배임수재 혐의를 일부 다퉜지만 접대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안 PD에게 개인적인 이득을 얻을 목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의 의사라기보다는 변호인 입장에서 사기죄 성립이 가능한지 법리적으로 다퉈보고 싶다"며 "일부 잘못된 행동을 하긴 했지만 기망행위라고 할 수 있는지 법리적 판단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1심에서 안 PD와 김 CP에게는 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8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 PD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기획사 임직원 5명 중 3명은 벌금 700만원을, 2명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기획사 측 변호인 또한 이날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한다"며 "단지 양형이 과한거 아닌가하는 취지로 항소했는데, 피고인들은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제작진은 기획의도와 다르게 임의로 데뷔조를 선정해 시청자를 기망하고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들에게는 상실감을 줬다"며 "사회 전반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PD 등은 고가의 유흥접대 등 부정청탁을 받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고, 기획사 관계자들은 관행을 주장하면서 유흥을 제공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원심 형량은 가볍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3일을 다음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안 PD 등은 프듀X 1~4 시즌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인에게 이익을 주고 데뷔조 선정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안 PD는 연예기획사로부터 여러 차례 거액의 접대를 받은 혐의도 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