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750조 운용 직원들 ‘대마초 혐의’ 충격

      2020.09.18 16:46   수정 : 2020.09.18 16: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750조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를 굴리고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마약류로 분류된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기금 대체투자를 담당해왔으며, 국민연금은 최근 이들을 모두 해임했다.

18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대마초를 피운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금운용본부 대체투자 책임 운용역 A씨와 전임 운용역 B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대마초를 구입한 경로와 흡입량, 횟수, 장소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최근 이들은 한 차례 소환해 조사한 뒤 대마초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A씨 등이 조사 과정에서 을 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지만, 아직 이를 입증할 만한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진행한 이들에 대한 소변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 결과는 1∼2주 뒤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이들이 대마가 일부 합법인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마약을 투약했거나 접했을 가능성이 있은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진술이 불분명한 데다 마약 투약 시기 등도 특정하기 힘들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수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말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수사는 국민연금 내에 퍼진 소문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문은 A씨 등 4명 중 일부가 마약과 관련한 얘기를 다른 직원과 나눈 뒤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연금은 지난 7월 이들의 대마초 흡입과 관련해 자체 조사를 벌여 사실 여부 등을 확인하고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또 이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9일 모두 해임 조처했다.

국민연금 관계자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당사자들은 절차에 따라 고발, 징계 등 조처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6월 말 현재 752조2,000억원의 자산을 굴리고 있다.


이중 해당 운용역들이 소속된 대체투자 부문의 자산은 90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12%에 달한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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