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살인사건' 김창룡 경찰청장 "사실확인 뒤 조치할 것"

[파이낸셜뉴스]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여성 2명을 살해한 60대 남성 A씨에 대한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경찰이 사실확인에 나섰다. 이 남성은 범행 직전 피해자들을 흉기로 위협해 경찰에 붙잡혔다가 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망사고로 이어진 만큼 첫 신고와 조사, 석방과정에서 부적절한 조치가 있었는지를 검증할 방침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1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의 일차신고와 일차조사, 그 이후 적정했는지 여부 전반에 대해서 지금 사실확인을 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고인과 가족들께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분당에서 70대 노인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하루 전인 19일 피해자 2명을 포함한 주민 5~6명과 함께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의 B씨(76·여) 아파트에서 화투를 쳤다. A씨는 저녁 화투를 치던 이들과 시비가 붙었고 당일 오후 8시57분께부터 3차례 경찰에 도박 신고를 접수했다.

이에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살폈으며 도박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장에 있던 이들 전부를 현행범으로 체포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경찰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후 경찰에 자신이 흉기를 가지고 있다며 재차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B씨 집으로 간 경찰은 흉기를 옆에 두고 앉아 있던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현행법 체포해 분당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했다. A씨는 혐의를 전부 인정했다.

조사를 마친 경찰은 A씨가 고령에 도주우려가 적은 점을 감안해 석방조치했다.

A씨는 풀려난 뒤 40여분이 지난 자정께 소주병과 흉기를 들고 피해자 B씨와 C씨(73·여)를 찾아가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다음날인 20일 오전 8시께 이웃의 신고로 체포됐다.

첫 체포 당시 조사했던 경찰은 A씨가 술에 취하거나 흥분 상태가 아니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첫 신고와 출동, 체포 및 석방 과정에서 부적절한 대처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조치할 방침이다.

[e-mail]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