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지원금, 얼마 나올지 몰라.. 선별지원 아쉬워"
2020.09.22 14:34
수정 : 2020.09.22 15: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연 매출로 끊는다고(선별 지원한다고) 했다가, 다른 심사를 한다고도 하고… 종잡을 수가 없네요. 그런데 얼마 나온대요?"
22일 서울 중곡제일시장에서 만난 상인에게 4차 추경과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에 대해 묻자, 오히려 기자에게 되물었다. 이 상인은 "추석 연휴 대목을 앞뒀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손님이 40% 가까이 줄었다"며 "이번 지원금은 선별적으로 한다니깐, 혜택을 다 본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5월 보다 더 심각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첫 명절을 맞이한 전통시장은 침울한 분위기를 숨기지 못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4차 추경 및 소상공인 경영상황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0%는 올해 3·4분기 이후 경영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5월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정책과제 조사’에서 "2·4분기 이후 경영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답변(68.2%)보다 11.8%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소상공인들의 경영상황 전망도 비관적으로 변했다. 이들에게 경영상황 호전시기를 묻자, 5명 중 1명(18%)은 "호전 되지 못할 것(호전 불가)"이라고 답했다. "내년을 지나 오는 2022년은 돼야 호전될 것(2022년 이후)"라고 답한 이들도 25.5%나 됐다.
이들은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대한 기대감을 묻어나왔다.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4차 추경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81.8%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4차 추경이 도움 될 것이라고 응답한 이유로 △소상공인 피해 회복에 도움(53.8%) △소비여력 확대로 내수 활성화 유도(46.2%) 등을 언급했다. 하현수 회장도 "온누리상품권을 할인해주는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지원 필요해"
그러나 현장에선 격한 아쉬움이 나왔다. 마포 망원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들어보니 시장에 있는 사람(상인)들은 다른 업종에 비해서 제대로 못 받는다고 한다"며 "우리한텐 '말짱 꽝' 아니냐"고 토로했다.
류정래 중곡제일시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시장에서 작은 상점을 운영해도 한 달 임대료가 90만원은 나온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 나오면 위로는 되겠지만, 한 달 임대료가 나오면 끝인데 현장에선 생색내기로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다양한 대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장의 목소리를 아는 지방자치단체에 집행을 맡겨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달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났다는 하현수 회장은 "재난지원금 등을 지급하는 걸 지방자치단체 맡기자고 (정 총리에게) 건의했다"며 "정부에서 처리하면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은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가 노점상이다. 하 회장은 "노점하는 분들은 사업자 등록이 안 돼 있어서 지원을 받을 근거가 없다"며 "그러나 시장상인회에 회비를 내는지 구청과 시청이 확인하면 그들에게도 지원금을 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정래 이사장도 "하나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이 0%대 초저리로 3000만원까지 융자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도 최근 배추값의 30%를 지원해주기로 했다"며 "꼭 현금으로 지원해 줄 필요 없이, 현장에서 와 닿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으면 시장에도 활력소가 돌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이번 지원금은 현금으로 주는데, 카드로 줘야 한다"며 "경제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데 (현금을) 쓸 것 같나. 안 쓴다. 지역화폐로 주거나, 기한을 두고 쓰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상임회장은 "코로나 사태는 한 두 달 안에 끝나지 않을 것이고, 자영업자도 그만큼 어려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취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