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 2300조 검은돈 연루" 의혹 세계증시 패닉

      2020.09.22 16:32   수정 : 2020.09.22 16:44기사원문

전 세계 주요 대형은행들이 지난 18년동안 2조달러(약 2327조원) 규모의 범죄자금 돈세탁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검은돈 여파로 전세계 주식시장은 21일(현지시간) 일제히 폭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2% 밀리며 나흘 연속 하락하는 등 뉴욕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은행주는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CinFin) 정보 유출에 따른 후폭풍까지 겹쳤다. 전세계 주요 대형은행들이 2조달러 규모의 범죄자금 돈세탁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주가 하락을 부채질 했다.


은행들은 테러단체나 마약거래범, 부패한 외국 정부관리들이 송금하는 것을 의심하면서도 지난 1999년부터 2017년까지 2000건 이상을 도와 2조달러를 돈세탁하게 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또 일부 미국은행들은 국제 제재를 피하려는 북한의 돈세탁에 이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들의 부정은 인터넷 뉴스사이트인 버즈피드뉴스가 지난해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의 파일들을 처음 입수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배포하면서 알려졌다.

불법 행위를 한 은행에는 글로벌 정상급 은행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돈세탁으로 인해 미국과 기타 당국으로부터 자주 벌금을 부과받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D은행은 지난 2015년 이란과 시리아, 리비아, 수단, 미얀마와 거래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해 뉴욕금융감독청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벌금으로 총 2억5800만달러(약 3006억원)를 내야 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의심스런 자금을 송금해온 것으로 파일에 나타났다.

S은행은 탈레반과 연계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소재 기업의 펀드 송금을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미국 NBC뉴스는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부와 연계된 기업들이 1억7480만달러(약 2034억원)를 송금하는 것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들의 자금은 껍데기회사와 중국 기업들의 도움으로 미국 은행을 거쳐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돈세탁 전문가인 그레이엄 배로우는 송금이 수일 또는 수시간 간격으로 진행되기도 했으며 표기된 액수에 0이 많았고 목적도 불분명하는 등 전형적인 돈세탁 수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 재무부의 대북 제재 업무를 했던 레릭 로버는 "북한이 오랜 기간동안 여러 통로를 이용해 정교하게 미국 금융체제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으로부터 유엔 전문가 패널에 임명돼 유엔의 대북제재 감시 업무를 맡았던 휴 그리피스는 "이번 유출 내용은 북한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제재를 피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FinCEN은 이번 보도에 대해 의심활동 보고 내용의 불법 공개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해당 기관과 관계자들의 안전 또한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FinCEN이 이번 보도를 계기로 돈세탁 방지 규정을 대폭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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