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아내·남매 살해한 30대 항소기각… '징역 25년'

      2020.09.23 11:41   수정 : 2020.09.23 13:42기사원문
지난해 10월 2일 오후 경남 김해시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이 처자식을 살해하고 자해를 시도했다. 이 빌라 3층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통제되고 있다.2019.10.2.© 뉴스1 DB

(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생활고로 아내와 다투다가 끝내 살인을 저지르고, 부모 없이 살아갈 아이들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5살짜리 아들과 4살짜리 딸을 함께 살해한 30대의 항소가 기각됐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부장판사)는 23일 살인죄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A씨(38)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1일 김해 시내 집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다가 홧김에 아내를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어린이집에 있는 아들과 딸이 부모 없이는 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아내 휴대전화로 “애들 아빠가 데리러 갈게요”라는 문자를 전송하고 오후에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와 차례로 목졸라 살해했다.

미용사인 A씨는 당시 1억원의 채무가 있었으면 매일 10만원씩 일수 채무를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정수기·가스·휴대전화 등 요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날도 아들·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귀가했는데, 대출을 알아보던 아내가 “그냥 죽자. 죽여라”며 뺨을 수차례 때리자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이에 1심에서 25년을 선고받고 심신미약과 함께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잦은 비난과 폭력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점은 인정된다”고 말하면서 2016년쯤 자살을 시도하는 적응장애 등 심신미약도 인정되지만, 적응장애가 주된 원인이 돼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하고 사체를 옮기고 어린이집 선생님과 장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을 들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아내와 자녀들을 살해해 죄책이 중한 점과 자녀들을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일방적·독단적인 생각만으로 아무런 죄가 없는 자녀들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은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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