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커피의 진화... 대세는 ‘프리미엄’

      2020.10.01 12:00   수정 : 2020.10.01 11:59기사원문

올 추석인 10월 1일은 세계 커피의 날(International Coffee Day)이기도 하다. 세계 커피의 날은 국제커피기구(ICO)가 커피를 알리고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지정한 국제기념일이다. 세계 최대 커피 산지인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 9월에 커피 수확을 마치기 때문에 그 다음달인 10월 1일이 커피의 신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커피는 6~7세기경 에티오피아의 목동 ‘칼디’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염소들이 커피 열매를 따 먹고 흥분하여 뛰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하고 자신도 그 열매를 먹어보게 되면서 커피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아프리카 대륙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커피가 어떻게 널리 사랑 받는 ‘세계인의 음료’가 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다름아닌 ‘인스턴트 커피’가 있다. 과거 ‘봉지커피’로 불리던 믹스커피가 주류였던 인스턴트 커피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를 거듭해, 현재는 커피전문점의 커피와 비견될 만큼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1500여년 커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스턴트 커피의 탄생부터 오늘날의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을 짚어봤다.

■커피의 대중화 이끈 인스턴트 커피의 발명
지금처럼 커피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은 인스턴트 커피를 최초로 만들어낸 건 바로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다. 1920년대 말 커피의 주요 산지 가운데 하나였던 브라질에서 커피의 풍년으로 시세가 폭락하면서 농민들이 몰락하는 위기에 처하자, 브라질 정부는 네슬레에 도움을 요청했다. 커피 소비 증대를 위해 '물에 잘 녹는 각설탕 형태의 커피' 개발을 부탁한 것. 네슬레는 수 년간의 개발을 통해 1937년 비로소 지금과 거의 유사하게 커피의 맛과 향을 보존한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어냈다. 네슬레는 1938년 이 커피를 네스카페(NESCAFÉ)라는 이름으로 출시, 인스턴트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다.

인스턴트 커피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마실 수 있다는 간편함으로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고,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인스턴트 커피의 전 세계적 확산은 인류 문명사에서의 농업혁명에 비견돼 커피 역사에 있어 ‘제1의 물결’로 지칭된다. 인스턴트 커피는 사람들에게 커피를 각인시키고 소비를 촉진하여 전 세계 커피 시장의 혁명적인 흐름을 형성한 셈이다.

■시대의 흐름 반영한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 눈길
그 흐름을 이어 받아 커피 시장에 ‘제2의 물결’을 가져온 건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다. 이들은 인스턴트 커피에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들에게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커피 메뉴들을 선보이며 커피 시장을 키우고 사람들의 입맛을 바꿔나갔다. 당시 대량생산으로 획일화 된 커피 맛을 제공해 커피 원두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면, 지금은 직접 원두부터 추출방법까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로스터리 카페가 인기를 끌며 ‘제3의 물결’을 맞이했다.

이에 인스턴트 커피도 변모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예전의 ‘봉지커피’ 이미지를 탈피한 다양한 종류의 프리미엄 커피가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원두 자체의 퀄리티에 차별화를 두어 갓 갈아 내린 원두커피 한 잔을 그대로 구현하는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네스카페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는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지난해 말 특별한 원산지의 원두를 엄선해 개인의 커피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스틱 커피 ‘네스카페 오리진스’를 선보였다. ‘네스카페 오리진스’는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우간다-케냐 △알타 리카 4종으로, 원산지 고유의 맛과 향을 고스란히 담아낸 싱글 오리진과 블렌딩 커피다. 커피 농가와의 상생협력 프로젝트인 ‘네스카페 플랜’을 통해 수확된 양질의 원두를 사용했다. 열대 고산지대의 선별된 원산지에서 농부들이 직접 손으로 커피 열매를 수확하여 햇볕에 말린 원두를 네스카페의 전문 커피 로스터가 로스팅해 섬세한 맛과 아로마를 선사한다.

롯데네슬레코리아 관계자는 “인스턴트 커피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보다 커피 본연의 향미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며 “네스카페는 80여년 역사를 지닌 인스턴트 커피의 대명사로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커피 취향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전문점들도 원두 등 커피 퀄리티에 집중한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를 선보이며 고급화된 소비자 취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커피리브레는 스페셜티 인스턴트 커피 '나초'를 출시했다. ‘나초’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물이나 우유만 부으면 즐길 수 있는 싱글 오리진 인스턴트 커피로, 바쁜 일상에서 간편하게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제품이다. 다년간의 연구로 인스턴트 커피에 최적화된 로스팅, 추출, 동결 프로파일을 개발, 커피가 가진 다양한 맛과 풍미를 인스턴트 커피를 통해서도 즐길 수 있도록 구현했다.

스타벅스는 일찍이 ‘비아’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 뛰어 들었다. ‘비아’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사용하는 세계 상위 3%의 아라비카 원두만을 로스팅해 미세 분말화한 제품이다.
원두 외에 화학 첨가물이나 감미료가 들어가 있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2009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되어 국내에서는 2011년 첫 선을 보였다.
이후 코코아와 구운 견과류의 풍부한 향으로 가벼운 산도를 조화시킨 ‘파이크 플레이스’, 깔끔하고 균형 잡힌 맛이 특징인 ‘하우스 블렌드’, 촉촉한 감촉과 진한 풍미의 ‘콜롬비아’, 달콤한 맛과 약간의 스모키향을 살린 ‘이탈리안 로스트’ 등 원두와 로스팅에 따른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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