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하나님 통치' 논란에 청년위원 면직..총책임자 청년위원장은?
2020.10.02 20:02
수정 : 2020.10.02 20: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가 부적절한 SNS 자기소개로 물의를 빚은 자당 중앙청년위원회 간부들을 면직처리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당명 변경, 당헌·당규 개정에 나섰지만, 정작 당 상설위원회 소속 청년위원들이 문제를 일으키자 지도부가 직접 징계에 나선 것이다.
2일 오후 국민의힘 비대위는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제8차 회의를 열고 최근 SNS상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이재빈, 김금비에 대해 각각 면직 처분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같은 사안으로 문제가 된 주성은씨에 대해서는 당 중앙청년위원회 대변인으로 내정된 상황이었으나 내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며 "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혁신과 변화의 행보에 멈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해당 게시물 기획을 총괄한 박결 중앙청년위원장에 대한 별도 처분을 하지 않아 '꼬리 자르기' 비판이 일고 있다. 중앙청년위원회 공식 SNS 사이트에 올라온 박 위원장을 비롯한 핵심간부들의 자기소개글이 문제가 된 만큼, 총괄 책임자에 대한 처분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해당 게시글을 공유해 홍보했지만 논란이 일자 글을 삭제했다. 그는 우파정당인 자유의새벽당 대표를 지냈으며 김 비대위원장에 의해 청년위원장에 임명된 인물이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소속 간부들은 위원회 공식 SNS에 카드뉴스 형식의 자기소개글을 올렸다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주성은 청년위원회 대변인은 자신의 소개글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고 적었다. 최근 당 안팎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국민의힘의 연관성을 지적하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당 상설위원회 대변인이 정치와 종교를 연계한 것이다.
당장 국민의힘 청년위원회 SNS에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누리꾼 A씨는 "이런 사람은 좀 걸러라. 자기가 종교인인지 정치인인지 구분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꼬집었고 B씨는 "공당의 일원으로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한다는 표현을 써도 되나"라고 지적했다.
일부 보수단체와 종교단체가 강행한 8·15 광복절 대규모 집회로 코로나19가 재확산했다는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 청년위 대변인의 이런 행보가 국민의힘에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육군 비하발언도 문제가 됐다. 국민의힘 청년위 이재빈 인재육성본부장은 카드뉴스 자기소개글에 '인생최대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병휴가 14개'라고 기술했다.
이 중 육군을 비하하는 용어인 '땅개알보병'이라는 단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군 장병들의 휴가·외출·외박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제1야당 청년위 인재육성본부장이 공식 SNS에 육군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이에 누리꾼 C씨는 "육군알보병이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또 자기소개글에 "난 커서도 운동권처럼은 안될란다"라고 말해 불필요한 정치적 갈등을 유발한다는 빈축도 샀다.
사회적 문제인 자살을 희화화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 청년위 김금비 기획국장은 자기소개글에 "2년 전부터 곧 경제대공황이 올거라고 믿고 곱버스타다가 한강 갈 뻔함"이라고 적었다. 여기서 '한강 갈 뻔함'은 자살, 즉 투신을 의미하는 용어로 자살을 가볍게 표현하거나 희화화할 때 주로 사용된다. 공당 청년위의 공식SNS에 사회적 문제인 자살을 지나치게 가볍게 표현한 문구가 자기소개글에 사용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김 기획국장이 투자했다고 기재한 '곱버스'는 주식시장이 하락할수록 오히려 수익이 발생하는 종목을 의미한다.
제1야당 청년위원이 다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록 이익을 얻는 종목에 투자한 사실을 버젓이 자기소개글에 기재한 것이다.
김 기획국장은 자신의 SNS에 해당 사실을 지적하는 누리꾼 댓글에 대해 "거래소에 정식으로 상장되어 있는 종목을 투자했는데 그러시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애초에 인버스 만든 증권사나 거래소에게 뭐라고 하시는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답해 '적반하장'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상설위원회 규정 10절에 따라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당내 유일한 청년조직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