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여행 취소 권고하는데…강경화 남편, 요트 구입차 미국행

      2020.10.04 17:32   수정 : 2020.10.05 14:41기사원문
코로나19 여파로 외교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매 목적으로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개인의 해외여행이 불법은 아니지만 외교부 수장의 배우자로, 특히 국내외 여론이 민감한 시기에 해외여행 강행은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4일 외교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3일 출국 전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여행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유여행"이라고 미국행 목적을 밝히면서 '코로나19가 우려되지 않냐'는 질문엔 "걱정된다.

그래서 마스크 많이 갖고 간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에 대해서도 "하루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면서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로서 공직자의 가족인데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며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이 교수의 개인 블로그 글도 도마에 올랐다.

이 교수는 출국 전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에서 요트를 구입한 뒤 미 동부해안을 따라 항해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이 명예교수가 구매하려고 하는 요트는 '캔터 51 파일럿하우스'로 가격이 최소 2억원 상당일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전 국가·지역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다.
현재 3차 주의보까지 내린 상태이며, 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기간 중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들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이날 강 장관은 일부 실국장들과 업무 관련 회의를 하던 도중 "국민들께서 해외 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국민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 성묘조차 못 갔다"며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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