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등 국민입니다" 가황의 위로에 대한민국이 열광했다

      2020.10.04 18:01   수정 : 2020.10.04 18:36기사원문

올 추석 연휴, 전 세대를 대동단결시킨 주인공은 다름 아닌 '가황(歌皇)' 나훈아였다. 나훈아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해 무려 15년 만에 노개런티로 TV 무대에 섰다. 지난 9월 30일 방송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나훈아가 1주 앞선 23일 전 세계 1000가구과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한 비대면 공연을 녹화중계한 것으로 방송 직후 시청률과 화제성을 '올킬'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페이스북에 "그의 노래는 제 인생의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했고, 그는 여전히 저의 우상"이라고 밝히는 등 정치권도 '나훈아 태풍'에 술렁였다.

콘서트 평균 시청률 29%


'엄마가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본다고 벼르고 있다' '출연료 없이 나오다니 통 큰 결단이라고 폭풍 칭찬한다' 등 나훈아 콘서트는 방송 전부터 SNS를 서서히 달구기 시작했다.
은색머리를 마치 사자 갈기 마냥 휘날리며 등장한 그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겁니다. 준비됐죠?"라며 박력 있게 외쳤고, 찢어진 청바지부터 핑크빛 재킷, 한복 두루마기 등 다양한 의상을 소화하며 2시간 반 동안 무려 30여곡을 열창했다.

고향·사랑·인생을 주제로 '고향역' '무시로' '18세 순이' '잡초' '청춘을 돌려다오' 등 히트곡뿐 아니라 지난 8월 발표한 '2020 나훈아의 아홉 이야기'에 수록된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테스형!' 등 신곡까지 일흔셋의 나이가 무색한 가창력과 쇼맨십을 뽐냈다.

'아담과 이브처럼'를 부를 땐 와이어를 타고 날기도 하는 등 무대 연출도 다채로웠다.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 "나라를 지킨 건 바로 여러분.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가 없다" "분명히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 등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이날 방송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29%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부산(38.0%), 대구(36.9%), 서울(30.03%)에서 특히 반응이 뜨거웠다. KBS가 3일 추가로 편성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도 전국 평균 18.7%를 기록했다. 신곡 '테스형!' 등은 방송 후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나훈아 발언 두고 정치권도 설왕설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이 연일 화제에 오르자 정치권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술렁였다.

"자유로운 영혼, 프로페셔널 대중연예인"(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힘도 나고 신이 났지만 한편으론 자괴감도 들었다. 20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와 같이 나훈아를 높이 평가하면서 자기반성의 기회로 삼은 반응도 나왔지만, 일부는 정부 비판의 기회로 삼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추석 전날 가수 나훈아씨가 우리 마음을 속시원하게 대변해줬다"며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등을 거론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나훈아 발언을 오독하지 말라"고 비난했고,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도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며 맞서기도 했다.

앞서 나훈아는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우리는 흐를 유, 행할 행, 노래 가, 유행가 가수다. 남는 게 웃기는 거다.
'잡초'를 부른 가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을 부른 가수, 흘러가는 가수다. 뭘로 남는다는 말 자체가 웃기다.
그런 거 묻지 마소"라고 답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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