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트럼프, 첫 공개 행사 "中바이러스 물리칠 것"
2020.10.11 11:55
수정 : 2020.10.11 11:55기사원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군 병원에서 퇴원한지 닷새 만에 백악관에서 첫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서둘러 활동 재개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옮긴 위험이 없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해소하는데 힘을 보탰다.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법과 질서’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들은 급진적인 사회주의 좌파를 거부한다”면서 “민주당은 미국의 거의 모든 도심 지역을 통치해왔지만 재앙과 가난, 어려움만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조 바이든은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을 배신했으며 그가 이 나라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면서 “좌파가 권력을 잡으면 전국적인 법 집행 반대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약 18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된 지지 기반인 백인층 이외의 인종과 계층을 상대로 바이든 후보를 공격하는 데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지칭하면서 백신이 신속히 개발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우리 국가가 이 고약한 중국 바이러스를 물리칠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분에게 알리고 싶다”며 “기록적인 시간 안에 백신이 출시되고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에서 계속 치료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인지 공개하지 않은 채 청중 앞에 나선 데 대해 우려를 쏟아냈다.
연설 모습은 비교적 건강해 보였지만 손에는 정맥주사 흔적으로 보이는 반창고가 붙어 있었고 목소리는 여전히 약간 쉰 상태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후보 역시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백악관 미니 집회로 공개 행사를 재개했다”면서 “무모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숀 콘리 백악관 주치의는 같은 날 밤늦게 성명을 내고 “바이러스가 활발히 증식한다는 증거가 더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타인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위험성이 없어 격리를 끝내도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1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13일 펜셀베이니아주 존스타운, 1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집회를 여는 등 대규모 유세를 재개할 계획이다.
플로리다는 주요 경합주 중 최대 선거인단(29명)이 걸린 승부처다. 선거인단 20명이 배정된 펜실베이니아 역시 많은 전문가가 최고의 경합주로 꼽는 곳이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후보의 고향인 스크랜턴시가 있는 바이든 측 근거지다.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0.7%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8일까지 집계한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42.0%, 바이든 후보는 51.6%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해 9.6%포인트 격차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기 전인 7.2%포인트보다 2.4%포인트 격차가 더 벌어졌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