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상복합 화재 원인은? 신고와 목격 내용 달라 혼선

      2020.10.11 14:14   수정 : 2020.10.11 18: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화재발생 3일 지나면서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의 화재 원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재 신고 내용과 목격자 등의 진술이 서로 달라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경찰 수사전담팀은 최초 발화점을 특정짓기 위해 본격적인 현장감식에 들어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22명으로 꾸려진 수사전담팀은 11일 오전 11시부터 현장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되고 있는 3층 테라스와 12층 발코니에서 단서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초 신고는 12층 에어컨 실외기 쪽에서 연기가 났다고 들어왔으나 목격자 등은 3층 쪽에서 불길을 봤다고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33층 113m 높이의 이 주상복합 건물은 2층까지는 상가, 3층은 공용공간인 테라스와 헬스장, 어린이놀이터, 관리사무실, 주민회의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4층부터 입주민 거주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현장 감식이 시작되자 3층 테라스와 관리사무실이 연결되는 입구 부분에서 심하게 그을린 흔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외벽의 불 탄 흔적은 이곳에서부터 역삼각형 모양을 이루며 12층 이상까지 뻗어 있다.

12층 신고자의 집으로 추정되는 곳은 시커멓게 불 탄 흔적 사이로 창문이 깨져있었다. 하지만 창문 바로 안쪽의 냉장고는 불탄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내부에서 불이 나 외부로 번졌다고 보기에는 매우 깨끗해 상태였다. 또 당초 발화지점으로 알려진 에어컨 실외기는 반대쪽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모습대로라면 3층 관리사무실과 주민회의실 중간 부근이 최초 발화지점일 가능성이 높다. 화재 당일 주민회의실에서는 오후 6시 30분께 주민대표 회의도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기구가 있는 사무실과 회의실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12층에서 화재 발생 후 불붙은 외벽마감재가 테라스로 떨어지면서 3층에서 다시 불길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다.

담뱃불에 의한 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테라스는 공용공간이고 어린이 놀이터까지 함께 있어 때문에 누구도 3층에서는 담배를 태우지 않는다”고 주민들은 이야기 했다. 일부 주민은 “상층 피난 대피 공간에 흡연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단 집안에서 담배를 태우고 창문 밖으로 꽁초를 던지기에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 누군가 태우다 만 담배꽁초를 이곳에 버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일 강풍주의보 속에 초속 16m의 강풍이 불고 있었다.


전단수사팀은 신고자 및 목격자들의 진술과 앞서 관리사무소에서 제출받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 중이다.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 영상도 확보했다.
감식결과에 따라 최초 발화지점이 특정되면 뒤이어 화재 원인도 밝혀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 8일 오후 11시 14분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는 강한 바람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약 15시간 40분 만인 9일 오후 2시 50분에서야 완전 진화됐다.
다행히 사망과 실종 같은 인명피해 없이 연기흡입으로 93명만이 부상을 입는 데 그쳤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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