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상복합 화재 3층 테라스에서 첫 발화
2020.10.11 17:03
수정 : 2020.10.11 18: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화재발생 3일 지나면서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의 화재 원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화재 원인 규명에 단초가 될 첫 발화 지점이 3층 테라스로 확인됐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22명으로 꾸려진 수사전담팀은 11일 오후 4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최초 발화점을 3층 테라스 관리사무실 입구 부근이라고 밝혔다.
수사전담팀 관계자는 “연소 패턴과 그을림, 아주 높은 온도일 때 발생하는 시멘트 박리 현상 등을 종합해 3층 테라스 관리사무실 부근을 특정했다”며 “3층 테라스 바닥은 나무로 조성된 데크며 바닥과 외벽마감제 연결부분 등이 크게 불탄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33층 113m 높이의 이 주상복합 건물은 2층까지는 상가, 발화지점으로 특정된 3층은 공용공간인 외부 테라스와 어린이놀이터, 내부공간에는 헬스장, 관리사무실, 주민회의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4층부터 입주민 거주공간이다.
화재 당시 첫 119 신고 과정에서 알려진 12층 에어컨 실외기 연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전담팀 관계자는 “12층에 대해서도 감식을 벌였는데 내부에서 불 탄 흔적이 거의 없었다”며 “12층은 발화 지점에서 완전히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최초 신고는 12층 에어컨 실외기 쪽에서 연기가 났다고 들어왔으나 목격자 등은 3층 쪽에서 불길을 봤다고 진술해 논란이 있었지만 3층이 최종 발화지점으로 빠르게 확인된 셈이다.
최초 발화 지점이 특정된 만큼 경찰은 앞으로 화재 원인을 밝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현장 감식 결과 3층 테라스와 관리사무실이 연결되는 입구 부분에서 심하게 그을린 흔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외벽의 불 탄 흔적은 이곳에서부터 역삼각형 모양을 이루며 12층 이상까지 뻗어 있다.
12층 신고자의 집으로 추정되는 곳은 시커멓게 불 탄 흔적 사이로 창문이 깨져있었다. 하지만 창문 바로 안쪽의 냉장고는 불탄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내부에서 불이 나 외부로 번졌다고 보기에는 매우 깨끗해 상태였다.
화재 당일 3층 테라스 주민회의실에서는 오후 6시 30분께 주민대표 회의도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기구가 있는 사무실 또는 회의실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화 또는 방화 가능성 여부도 제기되고 있다. 담뱃불에 의한 실화 가능성에 대해 주민들은 “테라스는 공용공간이고 어린이 놀이터까지 함께 있어 때문에 누구도 3층에서는 담배를 태우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일부 주민은 “상층 피난 대피 공간에 흡연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단 집안에서 담배를 태우고 창문 밖으로 꽁초를 던지기에는 어려운 구조”라고도 말했다.
때문에 외부에서 누군가 태우다 만 담배꽁초를 이곳에 버렸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일 강풍주의보 속에 초속 16m의 강풍이 불고 있었다.
전단수사팀은 신고자 및 목격자들의 진술과 앞서 관리사무소에서 제출받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 중이다.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원인도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