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참사 이후 500여일간 국민안전 ‘표류중’

      2020.10.13 12:38   수정 : 2020.10.13 12: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9년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부근에서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33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시긴호와 충돌, 침몰하면서 한국인 2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 당시 정부의 유례없는 ‘정부신속대응팀’ 까지 헝가리 현장에 파견 보내며 신속하게 대처한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사고 발생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활동을 하라”고 지시했으며, 고민정 당시 대변인은 “굉장히 빠른 시간에 보고가 이뤄지고 있으며, 또 지시까지 신속하게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고, 사고발생 2달 뒤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5개 부처 합동 안전점검 추진상황도 점검했다.



이를 계기로 관광정책 주무부처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해외여행객을 위한 여행 안전관리 대책 마련을 위해 ‘여행사의 안전관리계획 수립 및 이행’과 ‘국외여행인솔자 안전관리 보수교육 의무화’를 위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500여일 지난 현재까지 개선된 것은 그 어떤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실종자 1명이 아직도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 당시 정부에서 ‘정부신속대응팀’까지 사고 현장에 파견을 보낼 때 보여준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문화체육관광부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 관계기관 협의 및 입법예고를 한 뒤 관계자는 “수 차례 회의를 했다.”라고 답변해왔으나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회의’를 했는지에 대한 답변을 정확히 하지 못했고,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처음 실행됐던 ‘국외여행인솔자 안전교육’도 실시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매번 사건·사고가 보도될 때마다 안전대책 마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관계 기관은 ‘대책마련을위해 모든 것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지고, 재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국민 안전도 잊혀지면 안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은 알지만, 언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 관광업계가 폭발적으로 살아날지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위기를 우리는 기회로 삼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 국민을 사건·사고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여 안전대책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관련 제도 정비를 신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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