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도 중요하지만" 체대 실기 수험생 혼란 이어져

      2020.10.14 14:20   수정 : 2020.10.14 14: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지난 9일 충남지역에서 대학입학 수시 실기시험을 치른 A군(18)은 제공된 농구공 상태에 당황했다. 농구공에 손소독제가 발라져 있었던 탓이다. A군이 “옷에라도 닦으면 안 되냐”고 물었지만 진행요원은 시험을 그대로 진행시켰다.

이날 A군의 '농구공 던지기' 기록은 20m로 평소보다 3m나 줄었다. A군은 “방역은 이해하지만 손소독제를 말릴 시간 정도는 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대입 체육전공 수시 실기시험 진행에 변화가 생기며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규정이 생기거나 아예 시험 종목이 바뀌면서 응시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방역 조치 너무 과도해” vs. “어쩔 수 없다”
대입 체육전공 수시 실기시험 2주차를 맞은 14일 일부 대학교가 특정 시험종목을 바꾸거나 과한 방역조치를 실시해 수험생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체 방역지침이 수험생에게 과도한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실기시험에 쓰이는 공 등에 손소독제를 과도하게 바르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최근 일부 대학 실기시험장에선 학생들이 사용하는 공에 손소독제를 바른 채 지급하는 일도 있었다. 일부 수험생은 손소독제를 말리거나 할 충분한 시간도 부여받지 못하고 시험을 치러야 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지급받은 공이나 시험을 치르는 순서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프로스포츠나 국제대회에서조차 하지 않는 수준의 소독으로 수험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B체대입시학원 관계자는 "(소독제를) 계속 바르다보면 갈수록 공이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긴장한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체대 입시생 자녀를 둔 학부모 C씨도 "첫 시험부터 꼬이면 다른 시험에서도 영향을 받는데 조금 더 매끄러운 진행이 필요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종목 여부도 들쭉날쭉... 방향 잡기 어려운 학생들
감염 방지를 이유로 시험 종목을 없애거나 바꾸는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상명대 천안캠퍼스는 50m 달리기를 없앴고,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는 25m 왕복달리기를 제외했다. 백석대학교도 윗몸일으키기 시험을 보지 않기로 했다. 격렬한 움직임으로 비말이 날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수험생들은 바뀌는 개별 대학 지침을 그때그때 확인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

희망하던 대학이 종목을 바꾸자 지원하지 못한 경우도 생기고 있다.
단기간에 괄목할 기록 향상이 쉽지 않은 수험생들은 특정 종목을 6개월 이상 훈련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D체대입시학원 관계자는 "한두 군데 대학을 목표로 준비한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성적과 상관없이) 지원 대학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준비하던 종목이 빠져 원하던 학교에 지원하지 않았다는 E양(18)도 "윗몸일으키기에 자신이 있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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