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어온 ‘核감축 조약’ 위태.. 러 "美 대선까지 연장 협상 없다"
2020.10.14 19:40
수정 : 2020.10.14 19:40기사원문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을 통해 미국이 주장하는 핵무기 동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소련은 1989년 냉전 종식 선언 다음해 양자간 핵무기 감축을 약속하는 스타트 조약을 맺었다. 스타트 종료 이듬해인 2010년 4월에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0년 기한의 뉴스타트에 합의했다. 조약에 따르면 양국은 2011년부터 조약이 만료되는 2021년 2월 5일까지 핵탄두 보유 숫자를 양국 합해 1550개로 제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 폭격기같은 핵 투발 수단 역시 700개까지 보유하기로 했다.
재임 기간 동안 군축 조약을 3개나 파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의 유산인 뉴스타트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발표에서 뉴 스타트를 아무 전제 조건 없이 5년 더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뉴스타트가 만료된다면 "세계 군비 경쟁을 막을 수단이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양국 협상 대표인 마셜 빌링슬리 미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와 랴브코프 차관은 올해 6월과 8월에 유럽에서 만나 협상을 진행했고 이달 5일에도 만났다. 미국은 러시아의 기대와 달리 연장에 조건을 달았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핵무기를 지적하며 국제 차원의 군축 효과를 내려면 중국 또한 뉴스타트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링슬리 특사는 지난 5월 연설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지든 중국이 3자 구도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이달 12일 발표에서 미국이 중국을 세계 3위 핵보유국으로 과장하며 불공정한 요구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협상에 대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에 뉴스타트 연장을 이뤄낸다면 외교적 치적을 쌓을 수 있겠지만 러시아가 응할 지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미 정보 관계자들을 인용해 비록 러시아가 트럼프 정부에 우호적이지만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의 경우 조건 없는 뉴스타트 연장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