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증언대 서는 '잠룡' 원희룡 제주지사…자질 검증 무대
2020.10.18 09:32
수정 : 2020.10.18 16: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주=좌승훈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오는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실시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주도의 중요한 정책을 국민과 정부에 알리는 기회가 돼야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국감에 참여할 실무인력은 최소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지만, 실무인력들이 도에 대기하면서 국감을 보좌할 수 있도록 전화나 메시지, 화상 방식 등의 연락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들도 참여하는 만큼 국회의원의 발언과 국정감사장에서의 논의를 통해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사안들을 전달 내지는 지원 받을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도 주문했다.
■ 20일 국회서 강원·경북·충북와 함께 행안위 국감
행안위는 국감 장소를 당초 해당기관 현장에서 국회로 변경했다.
잠룡들에게도 국감은 좋은 기회다. 비록 ‘피감기관장’ 입장이지만, 대권 도전에 나선 원 지사에게는 중앙무대에 알릴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성숙한 정치인의 모습을 미디어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정치권의 이목이 쏠릴 뿐만 아니라,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거둔 성과를 적극 알리는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 수비수 역할이지만 역공세를 통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국감장에서 쏟아질 각종 질문 공세 속에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대권주자로서의 자질을 입증해낼 수 있을지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대권주자로서 자신이 품고 있는 정책 비전을 알리면서, 상대 당의 거센 공격을 무난히 막아낸다면, 이번 국감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물론 상대 측 흠집 내기에만 노출돼 되레 대권가도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원 지사는 지난 “우리 팀의 대표선수로 나가고 싶다”며 대선 주자로서 비전과 포부를 밝혔다. 원 지사는 이날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고, 국민의 힘 전·현직 의원 6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포럼) 강연에서 “국회의원과 도지사 도합 5번의 선거를 치렀는데, 당에서 저를 공천 주시기만 하면 민주당에 한 번도 진적이 없다. 이기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 지사는 지지율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보수 결집 ▷중도 반문 ▷보수·중도 통합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원희룡 모델(보수·중도 통합)만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특별법 7단계' 핵심 과제 난항…설득 논리 개발
한편 이번 행안위 국감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7단계 제도 개선 핵심 과제와 4·3특별법 개정, 제주형 자치경찰 존폐 논란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특별법 제도 개선 과제는 57건이다. 이 중 정부 소관부처에서 '수용곤란' 또는 '추가검토' 의견을 밝힌 과제에는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비롯해 국세(개별소비세)를 제주특별자치도세로 이양, 무사증 제도 일시 정지 요청 권한 도지사 부여, 카지노업과 관련해 갱신허가제 도입 등이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사업 도지사 시행 승인과 개발사업 인허가, JDC 이사장 임명 특례, JDC 시행계획 수립 시 도지사와 도의회의 의견 청취 등 JDC에 대한 도민과 제주도의 참여 확대 규정 등도 포함됐다. 도내 보세판매장(외국인 전용 면세점 등) 매출액의 일정 비율(1% 이내)을 제주관관진흥기금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난색을 보인다.
따라서 제주도로서는 정부 부처에서 수용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과제에 대해 치밀한 대응논리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감이 좋은 무대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