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매출채권보험 수요 늘었는데..정부 예산은 1200억 → 0원
2020.10.19 14:41
수정 : 2020.10.19 14: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중소·중견기업의 신용보증기금 매출채권보험 가입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정부 출연금은 3년 전 12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0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지원을 위해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신용보증기금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 위축에 코로나19 충격까지 덮쳐 외상값을 지키려는 중소·중견기업 매출채권보험 가입수요는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채권보험은 외상으로 물건을 판 중소·중견기업이 구매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외상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외상값의 최대 80%를 보장받는 공적보험이다. 신용보증기금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수탁받아 실시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매출채권보험에 가입된 중소기업의 보험계약 건수는 2만9793건으로, 지난해 6월 2만6668건보다 12.02% 증가했다. 중견기업의 가입도 눈에 띄게 늘었다. 매출액 3000억 원 미만 조건을 충족하는 중견기업의 매출채권보험 가입 건수는 81건으로 28건에 불과했던 지난해보다 189.29% 증가했다.
연도별 인수총액 규모는 점차 증가해 20조원을 웃돌았다. 매출채권보험 인수총액 규모는 2016년 17조9873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0조1442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1조4975억원의 인수총액이 발생했다.
하지만 기업 수요와는 반대로, 정부 출연금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만 해도 1,200억 원 규모였던 매출채권보험 사업 정부출연금은 그 이듬해 전액 증발했다. 2019년도 마찬가지로 '0원'이었다. 올해는 가까스로 확보한 추경예산을 포함해 280억원 규모의 출연금만 지원됐을 뿐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4년 전 '매출채권보험의 연 인수총액을 60조까지 늘려 중소기업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코로나19 위기로 가장 필요한 시기에 지원을 멈춘 셈이다.
정부출연금 전액삭감 이후에도 인수 규모를 줄이지 않고 사업을 집행하던 신용보증기금은 갈수록 지원여력이 약해지고 있다. 실제로 보험금 지급에 따른 운용배수는 2017년 8.6배에서 10.5배(2018년), 12.9배(2019년)로 점차 상승해 올해 9월 14.7배까지 올랐다. 기금의 신용보증 총액한도는 최대 20배로 한정됐다.
홍 의원은 "올해 기업 5곳 중 1곳이 한계기업으로 전락한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기업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기초체력이 약한 중소·중견기업 대상의 공적보험 영역을 과감히 지원해야 포스트코로나시대 경제의 미래가 있다"고 당부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