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여성 집 앞 폭발물 터뜨린 20대…'극단 선택' 하려 한듯

좋아하는 여성의 집 앞에서 폭발물을 터뜨린 2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 News1 DB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20대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의 집 앞에서 폭발물을 터뜨린 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한 행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19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27)는 직접 만든 폭발물을 지난17일 오후 8시5분께 전주시 덕진구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터뜨린 혐의(폭발물사용죄)로 입건됐다.

앞서 A씨는 사건 전날인 지난 16일 자신이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여성에게 만나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3년 만에 연락을 받은 여성이 이를 거절하자 "죽어버리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피해 여성의 집 앞에 있다가 이 여성의 아버지가 계단으로 올라오자 놀라 위층으로 몸을 피했다. 이후 심지에 점화를 해야 폭발하는 구조의 이 폭발물을 바닥에 두지 않고 직접 왼손에 쥔 상태로 불을 붙였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 같은 점 등을 토대로 여성의 가족에게 위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닌, 자해 목적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터넷 등을 통해 폭발물 제조법을 배운 A씨는 필요한 재료를 온라인으로 구해 자신의 집에서 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폭발물의 강도는 건물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크게 끼칠만큼 강도가 세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 폭발로 왼손 손가락이 모두 절단되는 등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홀로 살던 방에서는 폭발물 제조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물질이 발견됐으며, 경찰에 모두 압수됐다. 현재 이 방은 사건 이후 A씨 가족들에 의해 모두 비워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여성을 향한 A씨의 집착은 수년 전부터 시작됐으나, 갑자기 3년 만에 나타나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구체적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