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산업 인재육성 사업' 수도권 집중.."지방은 선생님 없어요"
2020.10.21 11:21
수정 : 2020.10.21 11: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 참가자 85%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은 콘텐츠산업 인재육성을 목표로 도입됐다. 사업 특징은 참가자와 전문가를 1 대 1로 매치시킨다는 점이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직 의원이 제출받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은 각 분야 정상급 전문가(멘토)와 창의교육생(멘티)의 1 대 1 도제식 멘토링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청년인재의 콘텐츠 산업계 진출을 촉진하는 사업이다. 교육생에게 지급되는 월 12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포함해 모든 비용이 국비로 지원된다.
지난 2012년부터 본격화된 이 사업은 지금까지 1800여 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이 방송, 음악,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뷔하거나 사업화에 성공하는 등 나름의 성과도 냈다. 문체부 또한 올해 113억의 예산을 투입하며 '콘텐츠산업을 선도할 청년 창작자를 육성하는 대표적인 인재양성 모델로 자리잡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지역 불균형 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간 사업에 참여한 교육생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청년의 비율이 85.4%에 달한 반면 비수도권 청년들은 겨우 14.6%에 그쳤다.
참여대상인 만18세~34세 인구의 절반 가까이(47%)가 지방에 거주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지방의 청년들은 인재육성 사업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멘토링을 수행할 기업 및 단체(플랫폼기관)들이 대부분 서울에 위치해 지방 거주하는 청년들에게는 진입장벽에 높다는 점이다.
최근 3년 간 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한 플랫폼기관 총 46개 중 41개가 서울에 소재한 기관이었다. 그 밖에 경기도가 3개, 강원도 2개, 충청남도가 1개에 머물렀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선정된 플랫폼기관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사업 참가자들에 대한 지원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서류·면접심사를 거쳐 선발된 교육생들에게는 6개월 간 월 12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지급되지만 최저월급(주 40시간 기준 약 179만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업 규정상 교육생은 멘토링 기간 중 수익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원금 만으로 서울에 체류하며 매일 도제식 훈련에 참여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상직 의원은 "문체부와 콘텐츠진흥원이 매년 사업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구조적인 진입장벽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 지방청년들은 각 분야의 최상급 전문가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 받고 콘텐츠산업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창의인재 동반사업의 기획 자체는 좋지만 오히려 현재 콘텐츠산업의 수도권 편중과 지역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플랫폼기관 소재지로부터 먼 지역에 거주하는 교육생들에게는 멘토링 기간 중 주거·교통 비용을 보조함으로써 진입장벽을 낮추고 지방청년들의 참여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콘텐츠진흥원 등 공공기관 연수원을 교육생 생활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점진적으로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콘텐츠기업육성센터, 글로벌게임센터 등을 플랫폼기관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