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결혼, 제2의 고향" 뮤지컬 '캣츠' 배우
2020.10.21 12:34
수정 : 2020.10.21 12: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고 밝힌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은 “요즘 내가 지인들께 가장 많이 듣는 단어이자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단어가 ‘럭키’”라며 "40년간 장수한 이 작품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라며 벅찬 심경을 전했다
리틀은 2012년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월드 투어로 내한했을 당시 자신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신부를 지인의 소개로 만났고 2017년 결혼해 이곳에 정착했다.
지난 9월 9일부터 ‘캣츠’ 무대에 서고 있는 주역들이 인터뷰 도중 반복해 사용한 단어는 “행운이다, 영광이다”였다. 국내에선 ‘오페라의 유령’ 팬텀 역할로 유명한 브래드 리틀과 웨스트엔드의 슈퍼 디바, 조아나 암필, 그리고 웨스트엔드의 라이징 스타, 댄 파트리지를 22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났다.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역을 맡고 있는 리틀은 “지금 ‘캣츠’ 공연하는 다수의 배우가 초연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웃으면서 말한 뒤 “이번 프로덕션은 원작에 가장 가까운 최고의 버전으로 내가 역사적 공연의 일부라는 게 영광”이라고 말했다.
리틀은 또한 이번 공연을 하면서 어머니와 이별하는 슬픔을 겪었다. 그는 “공연을 하는 동안 어머니와 사별했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날 조아나가 부른 ‘메모리’를 듣다가 펑펑 울었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제가 이렇게 관객을 등지고 서있는데, 이럴 때 엄마에게 안녕하고 인사한다”며 “(지금까지 관객들이) 몰랐죠? 이젠 아셨네요”라며 애틋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암필의 ‘메모리’를 극찬하며 진심어린 동료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암필이 '메모리'가 워낙 유명한 넘버라 솔직히 부를 때마다 부담스럽다고 하자 그는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같이 일해 본 동료 중 이렇게 겸손한 그리자벨라는 처음이다. 메모리를 잘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많지만 암필처럼 감동을 주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40주년 프로덕션에서 조아나가 처음 ‘메모리’ 불렀을 때, 멤버들 전부가 눈시울이 붉어졌다. 조아나는 이야기의 전달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다. 노래로 그 이야기에 색칠을 하는 사람이다. 진정한 아티스트 아니면 그렇게 할 수 없다. 마스터급”이라고 부연했다.
파트리지도 리틀의 말에 동의하며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래를 듣고, 나도 눈물이 나 흐느끼면서 방밖으로 나갔다”며 “뛰어난 기술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진 동료들 사이에서 일하는 건 행운”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리틀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2,000회 이상 유령을 연기한 4명의 배우 중 한명이다. 한국에서 '천국의 눈물' '지킬 앤 하이드' 뿐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 축하 공연 및 콘서트 등으로 한국 관객과 만나왔다. 2018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한국 연출도 맡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